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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에 해당되는 글 157건

  1. 2015.03.23 일요병
  2. 2015.01.12 영화 감상평 (1)
  3. 2015.01.12 1/6 공항에서 (1)
  4. 2015.01.04 2015년에는 글을쓰자
  5. 2014.11.22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6. 2014.10.24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
  7. 2014.09.23 후회
  8. 2014.04.24 세월호
  9. 2014.03.21 5 주년
  10. 2014.03.12 파를 썰다
2015.03.23 14:57 분류없음

요즘은 큰일이다. 수렁에 빠졌는데 못나간지 오래되서 의욕없는게 버릇이 되어가고 있다. 그게 의욕없고 뺀질대면서도 내 스스로 괜찮으면 큰 상관없는데 이러고 있는 내가 싫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있다. 이번 주말에는 몇가지 일 처리를 하고 정신차리려했는데 하나도 못하는 바람에 다음주는 상황이 더 악화되게 생겼다. 아, 괴롭다. 고등학교 시절 주말에 집에가서 이거 다 공부해야지 하고 무거운 책을 다 들고 기숙사 나와 집에 왔는데 하나도 안하고 그 무거운 책들을 가방에 다시 넣으며 우울해지는 일요일 밤, 월요일 아침 같은 느낌. 아아- 이 짓을 반평생을 해왔다니. 한동안 잊고 있었다. 


내일 아침엔 인터뷰가 있는데 어차피 될 것 같지도 않고 자신도 없고 그다지 하고 싶지도 않은데 보는 인터뷰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나와야 좀 돌파구가 생길거 같은데 문제는 요즘 너무 의욕이 꺾이는 바람에 일하고 머리쓰는 것 자체가 싫어지고 있다. 돌대가리가 된 기분이다. 회사 일은 물론 뉴스페퍼민트나 친구들이 일얘기 토론할려고 할때도 다른 얘기하면 안돼? 라고 말을 돌려버리고 있다. 생각하기가 싫다. 챌린징한 질문을 하면 멍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해야하는 일은 쌓여가는데, 미루고 있는 기분이 편치 않아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되는데, 그저 도망가고 싶어서 꿋꿋하게 만화보고 게임하고 미드를 보고 요리해먹고 치웠다. 놀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 일 자체가 싫은데 똑똑하고 일 잘하기로 유명한 회사랑 인터뷰를 해야하다니 긴장되고 자신없고 의욕도 없어서 그냥 울고 싶다. 이러다 다음주는 더 자기 혐오에 빠져있겠다.


누가 동앗줄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활기차고 일 욕심많고 정신없이 바쁘고 건강한 나로 돌아가고 싶다. 확 다 관두고 두달 정도 도망가면 다시 의욕이 생길 것도 같은데. 어쨌든 비자 이슈 때문에 그렇게도 못한다.


아- 돌겠네. 그나마 남자친구를 보면 긴장이 풀어진다. 근데 건강하고 즐거운 사랑할 만한 행복한 나를 보여주고 싶은데, 이런 나같지 않은 초라한 나를 속속들이 드러내기가 싫어 속얘기를 안하고 있다. 

posted by moment210
2015.01.12 14:19 분류없음
꼼짝하기 싫은 날, 요즘은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어 머든 생각하기 위해 일단 적기 시작한다. 

비행기에서 본 영화가 꽤 쌓여서 최근 본 영화 감상평

Begin Again 
마크 러팔로를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Once 같은 덤덤한 사랑 영화 좋아하는데 일상의 소소한 감정을 공감가게 전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의 감정도 전형적이고 아주 굉장한 일이 벌어져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게 되지도 않고.. 그래도 대단하지 않은 사람사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는 좋다. 마크 러팔로 특유의 따뜻한 느낌이 있다. 
별 3.0/5.0

Guardians of the galaxy
아시아나에는 정말 볼 영화가 없더라. 친구가 말했던 기억이 나서 봤는데 적당히 빵빵 폭탄 터지고 귀여운 농담들도 섞여있으나 돌아서면 기억은 안나는 정도의 가벼운 오락 영화. 귀엽긴 하다. 
별 2.5/5.0 

설국열차
친구 집에서 봄. 스토리가 꽉 짜여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으나 소름끼치는 느낌 묘사라던가 기대되는 반전이 있다.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집중해서 봤을 듯. 
별 3.5/5.0

국제시장 
재밌음. 연기나 전개가 매우 엉성한데도 불구하고 한국근현대사 자체가 워낙 흥미로운 소재라 몇번이나 울고말았다-.- (토토가 가수들 음악성이 좋아서 내가 흥분하는게 아니지않습니까..) 우리 외가가 전쟁통에 이산가족이 된 이북 사람들이라 특히 마음이 아팠다. 툭하면 국경선 전망대에 올라가 망원경으로 고향을 보곤하시던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부모님과 관람 후 모르던 가족사도 업데이트. 서독은 안갔지만 친가도 잘 살아보겠다고 브라질 이민도 가고… 
정치적 비판이 있던데 나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왜 그렇게 생각하게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저렇게 살았으니 보수적이고 국뽕일 수밖에. 이해하는 건 더불어 살아가기의 시작 아닐까. 
우리 부모님은 '요즘 것들은 보답할 줄 모르고..'가 아니라 '늙어서 괴팍해지면 왕따돼. 조심하자'하는 분들이라 영화와 이후 저녁식사가 즐거웠을 수도 있다.  이거보고 국뽕될 사람들은 원래 국뽕이었을텐데 화제만 있으면 좌우로 나뉘어 싸우는 것도 보기 피곤하다.
별 3.5/5.0 (잘만든 영화는 아닌데 그래도 한국인이라면 보고 생각해볼만한 듯) 

Boyhood
끊임없이 삶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영화. 12년동안 찍은 영화라는데 에단 호크 때문인지 Before Sunrise 시리즈가 14년 동안 이 커플이 어떻게 변해가고 생각하는지 따라온 그런 느낌이 났다. (뒤져보니 감독이 비포 선라이즈 감독이었다. 어쩐지.) 7살짜리 소년이 12년후 어떻게 변할 줄 알고 저런 영화를 시작한 거지. 한 해 찍고 매년 그 다음해 대본을 썼다고. 소년의 인생에 막장 스토리가 많은데 담담하게 진행해나간다.
별 4.5/5.0

xMan - apocalypse
워낙 엑스맨 좋아해서 봤는데 스토리 늘리기라 아쉬웠다. 엑스맨들의 특징과 고민이 보이는 게 엑스맨의 매력인데 개인의 고민들은 많이 나오지 않았고 캐릭터도 로건이랑 미스틱 정도..  제니퍼 로렌스도 헝거게임이랑 겹쳐져서 집중이 안되고. 그 속도 빠른애는 귀여웠음
별 2.5/3.0

Silicone Valley (TV series) 
내 생활을 이해못하는 남들이 내 생활을 그리는 거 제일 싫어해서 일부러 안보고 있엇는데 굉장히 재밌다! 진짜 실리콘 밸리다! 우리끼리나 깔깔대고 웃을 내부 유머도 많다고 생각했다. 

별 4.0/5.0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일까, 뒷부분 이야기를 보고 이게 다야? 싶엇다. 크리스토퍼 놀란 이름값 하지만, 딱 그 정도. 
별 3.5/5.0


posted by moment210
2015.01.12 14:15 분류없음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 한국여행기


Came (another) home.

어젯밤엔 한 번도 안 입은 운동복을 다시 개켜 넣으며 죄책감을 느꼈다. 한국 와서 머리하고젤네일젤패디하고속눈썹하고니트사고피부과가고화장품쟁이고 대뷰티 프로젝트를 벌였는데 어설픈 변모 과정이 어딘가 더 어색하고 촌스러웠다. 그러면서도 운동은 안하다니, 한국 여성스러운 뷰티 프로젝트였네. 짐을 꾸리면서 허탈해졌다.

엄마는 서른 살 먹은 딸이 예뻐야 하는데 보푸라기 난 스웨터나 입고 털털하게 다니니 불안하고 초조한가 보다. 걱정시켜드려 죄송하지만 '내가 환갑에 애를 결혼시켜야지' 라는 말이 거슬려 짜증을 안 내기가 어렵다. 결혼을 결심할 만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서른 살에 결혼하겠다고 미리 인생 계획을 세워놓고 그 계획에 맞춰 사람을 찾는 것도 이상한데, 심지어 내 인생계획도 아니고 부모님 인생계획에 왜 내 결혼이 연도까지 정해져 있는건가.

몇 년 자리를 비운 사이 친구들은 결혼하고 아기 낳고 이혼하고 이직하고 많이 변했다. 4년 전 까르르 대던 친구들에게는 가족이 생겨서 그때처럼 밤을 새우기가 어렵다. 십년 전 복학생들이 이런 기분이었나.

어쨌든 나는 또다른 '내 집'으로 돌아갑니다. 공항에 보이는 목적지 샌프란시스코 안내가 반가워 싱긋 웃었다. 2015년에는 생활을 다잡고 건강하게 활짝 웃으며 살아야지. 회사원답게 측정 가능한 2015년 kpi를 세워봅니다.

1) 운동하고, 건강한 식사를 하며 활기 찾기. 숫자로는 딱 10파운드, 4.5키로를 목표로 하되 숫자보다 활기 찾기에 중점을 둘 것

2) 영작할 때마다 스트레스 좀 덜 받고 싶다. 그래서 2015년에는 하루에 한 문장씩 좋은 문장을 쓰고 외우기로 했다. 뉴페에 쓰는 좋은 기사에 나오는 좋은 문장이나 그날 받은 이메일에서 한 문장씩 노트에 쓰기로. 365 문장을 쓰고나면 내 문장력이 좀더 풍성해져 있었으면 좋겠다.

3) 새로운 직장이나 팀, 변화를 하나(이상) 만들 것. 매너리즘이 닥쳤을 때 벗어나지 않으면 습관이 된다.

4) 그리고 감정에 충실하면서 살기. 삼십 대에도 사회적 압박에 눈치를 보기보다 어떤 게 나를 행복하고 충만하게 하는지, 그 고민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2주에 한번은 글을 쓰려 한다. 내게는 삶을 돌이켜보는데 글 쓰는데 최고다. 내용에 따라 페북, 트위터, 블로그, 공식 블로그에 공개 설정 바꾸어가며 흩뜨려놓겠지만 어쨌든 계속 글을 쓰며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자, 올해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난 내일 출근.

==
공항에서 쓰다말고 길어져서 비행기에서 마저 쓰고 돌아와서 하루 근무까지 다했네요. 포스팅 하지말까 하다가 못 본 사람들에게 안부나 전할까 하고 붙여넣기 합니다. 우리 깜찍한 조카부터 시작해서 애기와 고양이, 강아지, (엄마에게 반쯤 강요당한) 뷰티 투어를 하고 왔어요. 외국 친구들이 니 페북 가면 한글밖에 없다고 하도 모라 그러긴 했는데 -.- 간만에 한글을 읽고 쓰는 곳에 가서 한껏 책읽고 쓰고 들이키니 너무 좋아서 이미지보다 텍스트 포스팅을 하고 싶어져서...


posted by moment210
2015.01.04 01:46 분류없음

쓰다만 글이 왜이리 많은가. 2014년에는 글쓰는 게 부쩍 줄었다. 

운동을 안하다 시작하면 처음엔 너무 힘들다. 습관이 되면, 운동을 안하는 그날이 힘들다. 글도 똑같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고 지냈더니, 글을 쓰는 게 힘들다. 글도 운동도 다시 시작하겠다는 다짐으로 신년 글. 먼저 2014년에는 무얼했나.


- 회사가 싫어졌고, 나가야 된다고 스스로 압박을 주기 시작한지 반년이다. 그러나 여전히 행동은 취하지 않고 있다. 생각하면 다시 답답하다.

- 일에서는 정말 변화가 필요하다. 매너리즘에 빠져있다. 

뉴스페퍼민트 일을 키워볼까 열정을 불태우다 포기했다. 

- 샌프란에서 방문객을 10번은 받은 것 같다. 한 해 내내, 특히 여름엔 방문객이 폭발했다. 엄마 아빠, 언니, 동생이 각각 왔었고 MBA베프들, 고등학교 베프, 대학교 베프까지 커플이 되어 나타났다. 관광 코스를 하도 돌아 지겹다. 

- 샌프란에 속깊은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삶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대멘붕에 빠져 지칠 때까지 술먹다 잠드는 일상은 다행히 올해 초로 끝났다. 

- 미국 내에서는 나름 많이 놀러다녔다. 5월 코아첼라 뮤직 페스티벌, 10월 LA, 10월 크루즈 여행, 11월 미네소타 등에서 미국인처럼 놀았다. 

- 5월 12월, 한국에 두번이나 왔다. 한국은 조금씩 낯설어진다. 

- 연애를 시작했다. 자신없어하고 주저하고 감정이 자라지 않도록 경계하고 의기소침해지고. 그러지 않게된지 몇달이 되었다. 손 꼭 잡고 걷는 거나 햇살 드는 공원에 나란히 누워 장난치는 것, 매시간 연락하는 게 당연하고 편안해졌다. 서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시도나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연애인데 이렇게 자라날 줄 몰랐다. 이 관계가 어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기억이 자꾸 생겨난다. 새롭게 배운 것들 느낀 것들을  잊고 싶지 않다. 적어야겠다.



새해 다짐. 
- 2주에 한번은 글을 써야지.
- 글쓸 거리가 생길만큼 생각하고 자극을 주면서 살자. 
- 운동하고 건강하게 식사하면서 5키로만 빼자. 건강해지고 싶다. 
-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내고 스무살처럼 사랑하리라.
- 일에서 어떻게든 변화를 줘야한다. 다시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posted by moment210
2014.11.22 17:51 분류없음






이런 가사를 쓰고 저렇게 가만히 노래부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에서 마음이 주저앉았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행복해져서 사랑을 나눠주고 싶다. 

세번째 듣다 눈물이 났다. 따뜻하지 못해서 안아주지 못했던 그 때 생각이 나서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지금에 와서는 돌아가 자랑할 수도 없겠지. 앞으로 내 인생에서 정말 나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posted by moment210
2014.10.24 16:25 분류없음

회사일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바로 뒤쳐진다. 주말엔 쉬고 싶다. 연애도 잘하고 싶다. 요즘엔 가장 뒤쳐진 우선 순위가 뉴스페퍼민트라 허덕거리면서 쓰고 있다. 

내 글을 쓰고 싶다. 쓰다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는데, 내 글 쓸 시간이 없는 요즘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제 슬슬 내 글을 쓰고 싶다. 남의 글 옮기느라 오늘도 잠못자다 푸념.


posted by moment210
2014.09.23 16:10 분류없음





아무리 원한다해도 안되는게 몇 가지 있지

죽도록 기도해봐도 들어지지 않는 게 있지

열심히 노력해봐도 이뤄지지 않는 게 있지

아무리 원하다해도 안되는게 몇가지 있지


그 중에 하나 떠난 내님 다시 돌아오는 것

아쉬움뿐인 청춘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사랑하는 우리 엄마 다시 살아나는 것

그때처럼 다시 행복하는 거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그시절은 지나갔지만

아마도 후회라는 건 아름다운 미련이어라




저 청년은 스물넷이라는데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으며 저런 노래를 부르는 걸까.라고 쓰고 보니 그시절 나도 스물넷이었다. 그래도 나는 저런 표정을 짓지 못했을 거다. 저 청년은 정말 매력이 넘쳐흐르는구나. 정신놓고 멍하니 보고 있었다. 저런 중저음만 들으면 아직도 마음이 설렌다.


아직도 이런걸 받아적으며 가슴이 메이다니 어쩔 수가 없다. 나는 내 청춘에 아쉬움이 하나도 없는데. 한달 전만 해도 아웃사이드 랜드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아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미래도 과거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가.


공유하고 싶다. 이해받고 싶다. 정착하고 싶다. 손을 잡아주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몇시간씩 털어놓고 싶다.


요즘은 연애도 일도 온통 trapped 된 느낌이다. 벗어나야하는 걸 아는데 벗어날 수가 없다. 아침에 헉 하면서 가슴에 뭐가 얹힌 듯이 일어난다. 





posted by moment210
2014.04.24 17:18 분류없음

4월 16일 수요일. 

오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타계했고, 류현진은 샌프란 원정경기 7회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징가는 야심작 팜빌2 모바일을 발표했고, 나는 내상품 워드위즈프렌즈 웹버젼을 조용히 런칭했다. 세월호에서는 계속 현기증나는 기사가 들려온다. 콧물이 머리를 가득채워 어지럽다. 약기운에 취해 멍하니 보고있다. 모두다 내일같고 모두다 남일같다.



4월 23일 수요일


페이스북 게임을 관리하니 페이스북을 해야하고 뉴스페퍼민트 글을 써야하니 인터넷을 해야한다. 트위터는 류현진 문자중계 보려고 열었을 뿐인데 더이상 글을 피하지 못하고 한두개 열어보다 너무 많은 글을 읽었다.
내게 한국에 태어났다는게 가장 참담했던 날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날이었다. 그때는 시청광장에서 가로막은 전경들에 서글픈 분노가 치밀었다. 얼마 후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는 차분했다. 풀냄새와 사람들의 땀냄새가 섞여 나는 여름밤 시청광장에서 조문을 기다리면서 도대체 나는 왜이리 슬픈건가 생각하고 있었다. 

'조국'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김일성 산하 북한 주민들이 우스꽝스러운 억양으로 선언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을 읽으면서는 '아 안타까운 나의 조국..'이 머리속에 박혀 견딜수가 없다. 내게 조국이란 내가 자라오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내가 무엇보다 깊이 이해하고, 애증이 가득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돌아갈 '집'이다. 그런 조국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 한참을 떠돌아다닌후에야 깨달았다.  내 조국이, 내 사랑하는 집이 이 모양이라는게 서글프다. 


노무현 대통령 대통령 서거날 일기장의 첫줄은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란 없다는 게 입증된 것 같아 슬프다. 두렵다.' 였다. 또 한번, 그때만큼이나 참담하다. 인터넷에 한참 빠져있을 때 트위터를 타고 '아랍의 봄'이 퍼져나가는 걸 들떠서 지켜봤는데 결국 '아랍은 안된다니까' 따위의 글 을 보면 매우 슬프다. '대한민국은 안된다니까.' 라는 소리가 계속 귀에서 울려퍼진다.


사건이 일어난 당일보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더욱 슬프다. 쓰레기 같은 언론이나 책임을 회피하는 기관들, 어설픈 분노 표출과 정부의 규제, 진압까지 숨이 막힌다.



4월 24일 목요일 아침.

거짓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날만큼이나 슬프진 않다. 자고나니 기억이 안난다. 물리적인 거리가 도움이 된다. 잊고 살 수 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날은 정말 슬펐다.




4월 24일 목요일 저녁 10시. 


http://postfiles7.naver.net/20140424_294/feelmefirst_1398306804270Fheeu_JPEG/shoes.jpg?type=w2

자식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는 "시신 건져질 때마다 게시판에는 인상착의를...아디다스, 나이키, 폴로... 다들 상표로 하더라. 우리 애는 내가 돈이 없어 그런 걸 못 사줬다. 그래서 우리 애 못 찾을까 봐 걱정돼 나와있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이걸 보고 순간 울컥했다. 갑자기 치밀어올라 처음으로 눈물을 닦았다. 여태껏 상황모르고 함부로 씨부리고 있었던 게 몸둘바를 모르겠다.



posted by moment210
2014.03.21 12:42 분류없음





5주년 기념, 그 때 찍은 꽃나무 사진.


따스한 봄햇살이 내리쬐고 꽃망울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죽죽한 회색의 병원에서 모든게 끝난 줄 알았는데 바깥세상에서 저들은 생명을 피워내고 있었구나. 생명은 아름다운 거구나. 살아있다는 건 행복한 거구나. 햇살에 눈이 부셨다. 그 후로는 죽음을 동경하는 사춘기 소녀나 시니컬한 사람이 멋져보이지 않았다.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이렇게 따스하게 햇살이 내리쬐는 봄날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살아있다. 행복하다. 평생 3월에는 이 감사하고 벅찬 기분을 떠올릴게. 



posted by moment210
2014.03.12 10:26 분류없음

8년전 일기장에서 가져온 글. 세상은 쳇바퀴같구나.




고독이 밀려오는 것은 가로등이 둥글게 빛을 떨구는 밤의 플랫폼에 내린 시각이다.
0.1초인가, 0.01초인가, 하여간 플랫폼에 한 발이 닿은 찰나, 어떤 낌새가 스쳐, 난 아차하고 생각한다.
아차 했을 때는 이미 늦어, 나는 이미 고독의 손바닥에 푹 싸여 있는 것이다. 
고독의 손바닥은 크고 차갑고 얇다. 언제나 그렇다. 
나는 왠지 모르게 이솝우화의 나그네의 외투를 연상하고 만다.
3개월에 한번 정도 이런 밤이 찾아온다. 회사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애인과의 관계가 서먹한 것도 아닌데, 그것은 정말로 불쑥 찾아오는 것이다. 
내가 까맣게 잊고 있어도 착실히, 어김없이 나타난다.
'문 주의'라는 스티커가 붙은 문이 열리고, 땀이 밴 이마에 9월의 밤공기가 닿는 것과, 갈색 단화가 플랫폼의 돌바닥에 닿는 것과, 내가 아차 하고 생각하는 것은 거의 동시였다. 
사람의 신경을 후려치는 듯한 기적이 울려퍼지고 등 뒤에서 문이 덜커덕 닫힌다. 
조금전까지 찌그러져 꾸깃꾸깃한 휴지같이 눌려있던 사람들은 플랫폼에 내려서자마자 바른크기로 부풀어 원래 모습의 확실한 남자와 여자가 되어 발 빠르게 걸어 간다. 
그들의 등을 바라보며 나는 밤의 플랫폼에 남겨진다. 
차갑고 커다란 손바닥에 푹 싸여.
아파트에 도착해 나는 어깨에 맨 가방을 내려놓고, 반지, 귀걸이를 빼고, 손목시계를 풀고, 스타킹을 벗는다. 그리고 커튼을 친다. 
벗은 옷을 깔끔하게 옷걸이에 걸고 나서 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진다. 몸이 무겁고, 머리도 무거워 빈사상태다. 데굴데굴 굴러본다. 
고독은 줄지 않는다.
아앗, 우웃 하고 신음해본다. 고독은 줄지 않는다. 
팔다리를 파닥거려 본다.  고독은 1그램도 줄지 않는다.
" 바보같아. "
나는 얼굴에 흩어져내린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쓸어 올리며 일어나 냉장고를 열었다. 
우유팩에 바로 입을 대고 마신다. 
제대로 컵에 따라 마시기보다는 고독하지 않은 기분이 들기에. 
에미는 집에 없었다. 자동 응답기의 깍듯한 말씨의 녹음을 끝까지 듣고나서는 나는 그대로 수화기를 놓았다. 마치코도 집에 없었다. 
아이도 집에 없었다. 히로코에게 걸자 두번째 신호에 갑자기 본인이 받아, 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는다. 히로코가 여덟시에 집에 있다니 드문 일이다. 
나는 주소록을 뒤적여 다른 아직 귀가하지 않았을 것 같은 사람이 없는지 생각한다. 
이렇게 전화를 마구 걸지 않고서는 배겨낼 수 없는 밤은 누군가와 이야기하면 할수록 고독해지는 것이다.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혼자 방에서 멍하니 tv라도 켜서 떠들썩한 소리를 흘리면 한층 고독해지는 것과 같다. 
누구라도 천지신명에 맹세코 누구라도 타인의 고독은 구원할 수 없다.
세면대에 가서 콘택트 렌즈를 뺀다. 거울에 비친 흐릿한 얼굴. 
나는 내 뒤에 있는 교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교지는 팔로 나를 감싼다.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크게 숨을 들이쉰다. 양팔에 힘을 주며 - . 
교지는 아직 집에 오지 않았을 것이고, 교지의 자동응답기는 언제나 상당히 재미있다. 
배경 음악으로 우에키 히토시의 음악이 나온다. 
그렇지만 나는 교지에게 전화를 걸 수 없다. 
이럴 때 애인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젤 타입의 클렌징으로 화장을 지우고, 세심하게 얼굴을 씻으며 나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첨벙첨벙 물을 튀기며, 이따금씩 경련을 일으키듯 오열하면서 나는 언제까지고 얼굴을 계속 씻는다. 
예컨대, 내가 교지를 더욱 열렬히, 마음 속 깊이, 정말 죽도록 사랑하고 있으면 문제는 없다. 
지금 교지의 회사에 전화하면 분명 함께 식사하자고 할거다. 
교지는 좋은 사람이지만 왜 열렬히 사랑할 수 없는 것일까. 
왜, 둘 다 고독이 짙어지곤 하는 것일까.
가령 내가 아버지나 어머니를 더욱 사랑하고 있으면 좋겠다. 
더 솔직한, 더 착한 딸이면 좋겠다. 집까지는 전철로 30분.
전화로 운좋게 동생을 붙잡으면 차로 데리러 올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리운 식탁에서 네명이서 식사할 수 있다. 
왜일까? 도대체 왜, 그게 이렇게 싫은거지? 지긋지긋하다. 넌더리가 난다. 
농담이 아니다. 혼자 있는 게 아직은 더 낫다.
뺨의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얼굴을 씻고, 두툼한 수건에 얼굴을 묻으며,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는 그런 다음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다.

이런 밤은 파를 썬다. 잘게, 잘게, 정말로 잘게. 
그러면 아무리 울어도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해결된다. 
파의 색, 파의 모양, 파의 냄새, 손 끝에 보들보들하게 느껴지는 파 표면의 감촉. 
파를 써는데 다시 눈물이 밀려온다. 눈앞이 엷은 녹색으로 흐려진다. 
나는 울면서 파를 썬다. 밥솥의 스위치를 켜고 파를 썰고, 된장국을 끓이며 파를 썰고, 두부를 자르고 또 파를 썬다. 일심불란하게 마치 기도인지 뭔지처럼. 
누군가에게 혼이나면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을까? 난 마음을 고쳐먹고 싶은 것일까? 
뭘 어떻게. 
작은 식탁을 차리며 나의 고독은 나만의 것이라 생각했다. 
흐느끼며 젓가락을 놓고 간장 종지를 꺼낸다. 
산더미처럼 썬 파를 된장국에 잔뜩 넣고, 찬 날두부에도 잔뜩 끼얹는다. 
내일이 되면 상쾌한 얼굴로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회사에 갈 것이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서 나는 울음을 그치고 밥을 먹는다.
 




 
에쿠니 가오리


posted by moment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