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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3. 10:18 카테고리 없음

뉴스페퍼민트 인터뷰 기사에 코멘트를 하고 싶었는데 이 블로그에 6개월 째 적고 있는 '나는 왜 뉴스페퍼민트를 하는가' 에 더해서 적으려고 참았었다. 그러다 그 글은 정리하는데 또 한달은 걸릴 것 같아 이 이야기부터 해본다. 


뉴스페퍼민트 슬로우뉴스 인터뷰 기사

뉴스페퍼민트 인터뷰 기사에 대한 '들풀'님의 감상


효석 선배님이 '집사람이 내 글이 좋다 말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 했는데 나는 아버지가 내글이 좋다 말해줄 때 가장 좋았다. 아마도 효석선배님의 '가장 가까운 사람의 appreciation' 과는 다른 맥락일테다. 


우리 아버지는 꽤 멋진 분이다. 이코노미스트 계정을 아버지 걸 쓰고있는데, 내가 대학생 때부터 가끔 줄쳐서 내 책상에 읽어보라는 올려놓은 기사도 안읽어보다가(아버지랑도 안 친했다) 일하고, 유학을 나오면서야 그런 영어글을 읽기 시작했다. 아버지께 뉴스페퍼민트 같은 걸 하고 있다고 카카오톡으로 얼핏 말씀드렸을 때도 "오 그러니? 멋지네." 정도로 흘려들으셨을 거다. 이번 여름, 한국에 가족 여행을 가서 제주도에서 아버지께 운전을 배우다 졸려하시길래 "음 아빠 내가 어제 뉴스페퍼민트에 쓴 재밌는 글 이야기 해줄까? " 라고 게이미피케이션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굉장히 흥미로워 하시는 거다. 국제개발의 딜레마며 소셜엔터프리너쉽의 과제며 내가 재밌게 쓴 글 5개쯤 들려드렸더니 아하! 라고 무릎을 치며 열심히 글을 읽기 시작하셨다. 모바일로 찾아서 읽어보시라고 휴대폰에 바로 가기를 깔아드렸는데 영 불편하다 하셔서 메일링을 등록해드렸다. 그때부터 뉴스페퍼민트 기사를 흥미롭게 읽으시면 소감을 몇줄 적어 이메일로 다시 포워딩을 하시곤 한다. 주말에 전화하면 한시간씩 떠들기도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먼지 모르시던 아버지와 일반적인 사회 주제를 다루는 뉴스페퍼민트를 하면서 토론할 거리, 교류할 거리가 많아졌다.

아버지께 인정을 받는게 기쁘다. 아버지를 지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존경하기 때문이리라. 


대학생 동생은 독서토론회를 하면서 뉴스페퍼민트에 빠졌다. 언어로 인해 정보접근성이 떨어지는 대중에게 다양한 세상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은 노블한 행동이다, 라고 평가해준다. 나야 지식공유가 중요하다는 믿음에서 시작해 사서이고생-_- 을 하고 있지만 동생에게 같은 가치관을 강요하지는 않았는데 지가 먼저 내가 중시하는 것들을 중시해주니 기쁘다. 7살 어린 동생이란 가끔 자식같다. 내 자식같고 거울같은 동생에게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으니 보람이 있다.


아버지와 동생이 가족이어서가 아니라 꽤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에게 인정받는게 중요하다. 딸이어서 누나여서가 아니라 꽤 멋진 '사회의 한사람'으로 나를 평가해주는 게 기쁘다. 말로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소리치는 게 아니라 내가 정성을 바쳐 하고 있는 행동으로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드러낼 수 있어 좋다. 가끔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나를 먼저 알아봐주기도 한다.

뉴스페퍼민트는 그래서 나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드러내게 되었다는 의미가 있다. 



+ 그런데 나는 요즘 시간없어서 또 막글을 쓰고 있다. 아오 죄책감.





posted by moment210
2013. 11. 18. 10:17 카테고리 없음

어릴 때는 존경하는 사람 물어보면 부모님이라고 대답하는 애들이 이해가 안갔다. 부모님은 부족한 모습도 많이 보게 되는데, 존경은 완벽한 사람 - 슈바이처 같은 사람한테나 보내는 아닌가. 그러나 나이들어 부모님과 다시 친해지면서 우리 부모님이 멋진 사람이라는 알게 되었고 (이제와) 아버지를 존경하게 되었다. 우리 부모님이어서가 아니라 멋진 사람이기 때문에. 나도 아버지 만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버지 환갑 생신에 전화 한통만 드리고 나니 마음이 계속 불편하다. 거기도 못가고 그리 대단한 일을 한다고.. 다시 돈버니까, 라면서 우겨서 비싼 선물을 사드리기로 했는데도 마음은 못내 찝찝하다아이에게 비싼 장난감 사주고 일하러 나가는 엄마의 마음이 이런걸까, 싶어졌다.

posted by moment210
2013. 10. 17. 17:24 Travel

뉴욕타임즈의 러시아 여행기 링크. 상페떼르부르그에서 모스크바까지라니, 7년전 내가 다녔던 그 루트자나! 엄청 반갑다. 나도 러시아 친구 결혼식도 가서 전통춤도 췄었다. 저런 시골은 아니었지만. 








결혼하는 친구의 친구-.-커플. 결혼사진을 당일에 상페떼르베르그 곳곳 명소를 돌며 찍더라. 리무진을 빌려서 차려입은 친구들이 샴페인과 초콜렛 따위를 먹으며 장미 꽃잎 던지면서 쫓아다녔다. 나로서는 상페떼르부르그의 아름다운 스팟들을 한번에 모두 볼 수 있어 좋을 뿐.

5월이었는데 진짜 춥고 눈까지 왔었다. 사진만 봐도 다시 추움. 피로연때 가서 얼떨결에 박수치고 원 그리며 도는 춤도 추고 신랑 눈가리고 여자들 코를 만져서 신부 알아맞히는 이상한 (?) 게임도 하고 그랬는데 눈동그랗게 신기해 하는 나를 다들 더 신기해하며 러시아말로 말들을 걸었다. 네에.. 안녕하세요.. 헤에.. 라고 바보같은 표정을 지음. 









시골에는 점점히 이런 희안한 교회가 뚝 떨어져있고 할머니들은 엄청 경건한 자세로 기도를 한다. 흑빵과 크바스를 먹는 가난한 이반 이야기가 여기서 나온 거구나 싶었다. 러시아 음식은 하루이틀은 맛있지만 2주가 넘어가면 괴로워진다. 퍽퍽한 흑빵, 우유에 끓인 오트밀, 신선한 야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소박하고 가난한 식단. 








5월 1일 노동절의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는 진지한 표정의 노인들이 행군가를 부르고있었다. 동영상도 어디있을텐데.. 콜렉터의 마음으로 빈티지 프로파간다 뱃지를 샀더니 '젊은이가 기특하군'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노인들이 러시아어를 쏟아놓았다. 이 사진은 정말 잘 찍었다. 전세대의 유물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는데 이 광경이 다시 한국에서 재현되었다니 나는 믿을 수 없다.






이상 난데없는 러시아 여행기. 취업에 실패하고갔는데 나라 자체도 차갑고 무뚝뚝하고 친구랑 사이 틀어질 일도 생기고 그때 조승휘건이 터져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인이라 하면 그 이야기를 하는 춥고 지치고 황량한 그런 여행이었는데 6년후 추억하니 나름 알싸함.



기사보다 난데없이 폭트윗한거 복사해옴. 

posted by moment210
2013. 10. 13. 11:19 diary

샌프란시스코가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일본인 인구가 꽤 되어 맛있는 일본 음식, 깔끔한 일본 과자, 귀여운 일본식 소품 등을 구하기 쉽다는 것이다. 오늘은 시내에서 비어드 파파를 발견하고 신이 났다.


바삭한 파이지에 부드러운 크림이 들은 이 크림 퍼프를 처음 먹은게 2004년. 그때 같이 먹던 이들 중 하나는 세상을 떠났고 하나는 암투병 중이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착잡해질 법도 한데, 그냥 별 생각없이 맛있구나하며 먹고 있다. 그런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게 실감이 안나서인지 그냥 내가 무뎌진 건지. 



posted by moment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