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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3 16:10 분류없음





아무리 원한다해도 안되는게 몇 가지 있지

죽도록 기도해봐도 들어지지 않는 게 있지

열심히 노력해봐도 이뤄지지 않는 게 있지

아무리 원하다해도 안되는게 몇가지 있지


그 중에 하나 떠난 내님 다시 돌아오는 것

아쉬움뿐인 청춘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사랑하는 우리 엄마 다시 살아나는 것

그때처럼 다시 행복하는 거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그시절은 지나갔지만

아마도 후회라는 건 아름다운 미련이어라




저 청년은 스물넷이라는데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으며 저런 노래를 부르는 걸까.라고 쓰고 보니 그시절 나도 스물넷이었다. 그래도 나는 저런 표정을 짓지 못했을 거다. 저 청년은 정말 매력이 넘쳐흐르는구나. 정신놓고 멍하니 보고 있었다. 저런 중저음만 들으면 아직도 마음이 설렌다.


아직도 이런걸 받아적으며 가슴이 메이다니 어쩔 수가 없다. 나는 내 청춘에 아쉬움이 하나도 없는데. 한달 전만 해도 아웃사이드 랜드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아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미래도 과거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가.


공유하고 싶다. 이해받고 싶다. 정착하고 싶다. 손을 잡아주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몇시간씩 털어놓고 싶다.


요즘은 연애도 일도 온통 trapped 된 느낌이다. 벗어나야하는 걸 아는데 벗어날 수가 없다. 아침에 헉 하면서 가슴에 뭐가 얹힌 듯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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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2014.04.24 17:18 분류없음

4월 16일 수요일. 

오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타계했고, 류현진은 샌프란 원정경기 7회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징가는 야심작 팜빌2 모바일을 발표했고, 나는 내상품 워드위즈프렌즈 웹버젼을 조용히 런칭했다. 세월호에서는 계속 현기증나는 기사가 들려온다. 콧물이 머리를 가득채워 어지럽다. 약기운에 취해 멍하니 보고있다. 모두다 내일같고 모두다 남일같다.



4월 23일 수요일


페이스북 게임을 관리하니 페이스북을 해야하고 뉴스페퍼민트 글을 써야하니 인터넷을 해야한다. 트위터는 류현진 문자중계 보려고 열었을 뿐인데 더이상 글을 피하지 못하고 한두개 열어보다 너무 많은 글을 읽었다.
내게 한국에 태어났다는게 가장 참담했던 날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날이었다. 그때는 시청광장에서 가로막은 전경들에 서글픈 분노가 치밀었다. 얼마 후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는 차분했다. 풀냄새와 사람들의 땀냄새가 섞여 나는 여름밤 시청광장에서 조문을 기다리면서 도대체 나는 왜이리 슬픈건가 생각하고 있었다. 

'조국'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김일성 산하 북한 주민들이 우스꽝스러운 억양으로 선언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을 읽으면서는 '아 안타까운 나의 조국..'이 머리속에 박혀 견딜수가 없다. 내게 조국이란 내가 자라오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내가 무엇보다 깊이 이해하고, 애증이 가득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돌아갈 '집'이다. 그런 조국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 한참을 떠돌아다닌후에야 깨달았다.  내 조국이, 내 사랑하는 집이 이 모양이라는게 서글프다. 


노무현 대통령 대통령 서거날 일기장의 첫줄은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란 없다는 게 입증된 것 같아 슬프다. 두렵다.' 였다. 또 한번, 그때만큼이나 참담하다. 인터넷에 한참 빠져있을 때 트위터를 타고 '아랍의 봄'이 퍼져나가는 걸 들떠서 지켜봤는데 결국 '아랍은 안된다니까' 따위의 글 을 보면 매우 슬프다. '대한민국은 안된다니까.' 라는 소리가 계속 귀에서 울려퍼진다.


사건이 일어난 당일보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더욱 슬프다. 쓰레기 같은 언론이나 책임을 회피하는 기관들, 어설픈 분노 표출과 정부의 규제, 진압까지 숨이 막힌다.



4월 24일 목요일 아침.

거짓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날만큼이나 슬프진 않다. 자고나니 기억이 안난다. 물리적인 거리가 도움이 된다. 잊고 살 수 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날은 정말 슬펐다.




4월 24일 목요일 저녁 10시. 


http://postfiles7.naver.net/20140424_294/feelmefirst_1398306804270Fheeu_JPEG/shoes.jpg?type=w2

자식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는 "시신 건져질 때마다 게시판에는 인상착의를...아디다스, 나이키, 폴로... 다들 상표로 하더라. 우리 애는 내가 돈이 없어 그런 걸 못 사줬다. 그래서 우리 애 못 찾을까 봐 걱정돼 나와있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이걸 보고 순간 울컥했다. 갑자기 치밀어올라 처음으로 눈물을 닦았다. 여태껏 상황모르고 함부로 씨부리고 있었던 게 몸둘바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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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2014.03.21 12:42 분류없음





5주년 기념, 그 때 찍은 꽃나무 사진.


따스한 봄햇살이 내리쬐고 꽃망울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죽죽한 회색의 병원에서 모든게 끝난 줄 알았는데 바깥세상에서 저들은 생명을 피워내고 있었구나. 생명은 아름다운 거구나. 살아있다는 건 행복한 거구나. 햇살에 눈이 부셨다. 그 후로는 죽음을 동경하는 사춘기 소녀나 시니컬한 사람이 멋져보이지 않았다.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이렇게 따스하게 햇살이 내리쬐는 봄날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살아있다. 행복하다. 평생 3월에는 이 감사하고 벅찬 기분을 떠올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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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2014.03.12 10:26 분류없음

8년전 일기장에서 가져온 글. 세상은 쳇바퀴같구나.




고독이 밀려오는 것은 가로등이 둥글게 빛을 떨구는 밤의 플랫폼에 내린 시각이다.
0.1초인가, 0.01초인가, 하여간 플랫폼에 한 발이 닿은 찰나, 어떤 낌새가 스쳐, 난 아차하고 생각한다.
아차 했을 때는 이미 늦어, 나는 이미 고독의 손바닥에 푹 싸여 있는 것이다. 
고독의 손바닥은 크고 차갑고 얇다. 언제나 그렇다. 
나는 왠지 모르게 이솝우화의 나그네의 외투를 연상하고 만다.
3개월에 한번 정도 이런 밤이 찾아온다. 회사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애인과의 관계가 서먹한 것도 아닌데, 그것은 정말로 불쑥 찾아오는 것이다. 
내가 까맣게 잊고 있어도 착실히, 어김없이 나타난다.
'문 주의'라는 스티커가 붙은 문이 열리고, 땀이 밴 이마에 9월의 밤공기가 닿는 것과, 갈색 단화가 플랫폼의 돌바닥에 닿는 것과, 내가 아차 하고 생각하는 것은 거의 동시였다. 
사람의 신경을 후려치는 듯한 기적이 울려퍼지고 등 뒤에서 문이 덜커덕 닫힌다. 
조금전까지 찌그러져 꾸깃꾸깃한 휴지같이 눌려있던 사람들은 플랫폼에 내려서자마자 바른크기로 부풀어 원래 모습의 확실한 남자와 여자가 되어 발 빠르게 걸어 간다. 
그들의 등을 바라보며 나는 밤의 플랫폼에 남겨진다. 
차갑고 커다란 손바닥에 푹 싸여.
아파트에 도착해 나는 어깨에 맨 가방을 내려놓고, 반지, 귀걸이를 빼고, 손목시계를 풀고, 스타킹을 벗는다. 그리고 커튼을 친다. 
벗은 옷을 깔끔하게 옷걸이에 걸고 나서 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진다. 몸이 무겁고, 머리도 무거워 빈사상태다. 데굴데굴 굴러본다. 
고독은 줄지 않는다.
아앗, 우웃 하고 신음해본다. 고독은 줄지 않는다. 
팔다리를 파닥거려 본다.  고독은 1그램도 줄지 않는다.
" 바보같아. "
나는 얼굴에 흩어져내린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쓸어 올리며 일어나 냉장고를 열었다. 
우유팩에 바로 입을 대고 마신다. 
제대로 컵에 따라 마시기보다는 고독하지 않은 기분이 들기에. 
에미는 집에 없었다. 자동 응답기의 깍듯한 말씨의 녹음을 끝까지 듣고나서는 나는 그대로 수화기를 놓았다. 마치코도 집에 없었다. 
아이도 집에 없었다. 히로코에게 걸자 두번째 신호에 갑자기 본인이 받아, 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는다. 히로코가 여덟시에 집에 있다니 드문 일이다. 
나는 주소록을 뒤적여 다른 아직 귀가하지 않았을 것 같은 사람이 없는지 생각한다. 
이렇게 전화를 마구 걸지 않고서는 배겨낼 수 없는 밤은 누군가와 이야기하면 할수록 고독해지는 것이다.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혼자 방에서 멍하니 tv라도 켜서 떠들썩한 소리를 흘리면 한층 고독해지는 것과 같다. 
누구라도 천지신명에 맹세코 누구라도 타인의 고독은 구원할 수 없다.
세면대에 가서 콘택트 렌즈를 뺀다. 거울에 비친 흐릿한 얼굴. 
나는 내 뒤에 있는 교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교지는 팔로 나를 감싼다.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크게 숨을 들이쉰다. 양팔에 힘을 주며 - . 
교지는 아직 집에 오지 않았을 것이고, 교지의 자동응답기는 언제나 상당히 재미있다. 
배경 음악으로 우에키 히토시의 음악이 나온다. 
그렇지만 나는 교지에게 전화를 걸 수 없다. 
이럴 때 애인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젤 타입의 클렌징으로 화장을 지우고, 세심하게 얼굴을 씻으며 나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첨벙첨벙 물을 튀기며, 이따금씩 경련을 일으키듯 오열하면서 나는 언제까지고 얼굴을 계속 씻는다. 
예컨대, 내가 교지를 더욱 열렬히, 마음 속 깊이, 정말 죽도록 사랑하고 있으면 문제는 없다. 
지금 교지의 회사에 전화하면 분명 함께 식사하자고 할거다. 
교지는 좋은 사람이지만 왜 열렬히 사랑할 수 없는 것일까. 
왜, 둘 다 고독이 짙어지곤 하는 것일까.
가령 내가 아버지나 어머니를 더욱 사랑하고 있으면 좋겠다. 
더 솔직한, 더 착한 딸이면 좋겠다. 집까지는 전철로 30분.
전화로 운좋게 동생을 붙잡으면 차로 데리러 올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리운 식탁에서 네명이서 식사할 수 있다. 
왜일까? 도대체 왜, 그게 이렇게 싫은거지? 지긋지긋하다. 넌더리가 난다. 
농담이 아니다. 혼자 있는 게 아직은 더 낫다.
뺨의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얼굴을 씻고, 두툼한 수건에 얼굴을 묻으며,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는 그런 다음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다.

이런 밤은 파를 썬다. 잘게, 잘게, 정말로 잘게. 
그러면 아무리 울어도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해결된다. 
파의 색, 파의 모양, 파의 냄새, 손 끝에 보들보들하게 느껴지는 파 표면의 감촉. 
파를 써는데 다시 눈물이 밀려온다. 눈앞이 엷은 녹색으로 흐려진다. 
나는 울면서 파를 썬다. 밥솥의 스위치를 켜고 파를 썰고, 된장국을 끓이며 파를 썰고, 두부를 자르고 또 파를 썬다. 일심불란하게 마치 기도인지 뭔지처럼. 
누군가에게 혼이나면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을까? 난 마음을 고쳐먹고 싶은 것일까? 
뭘 어떻게. 
작은 식탁을 차리며 나의 고독은 나만의 것이라 생각했다. 
흐느끼며 젓가락을 놓고 간장 종지를 꺼낸다. 
산더미처럼 썬 파를 된장국에 잔뜩 넣고, 찬 날두부에도 잔뜩 끼얹는다. 
내일이 되면 상쾌한 얼굴로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회사에 갈 것이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서 나는 울음을 그치고 밥을 먹는다.
 




 
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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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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