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Archive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2011.06.25 05:05 Travel

여행기를 올리고 싶은데, 정보성 여행기를 꼼꼼하게 정리하는 성격도 아니고 다 지난 이야기를 이제와 소소히 쓰고 있기도 귀찮다. 어차피 중요한 건 거기서 느끼고 배운 것들인데 기록과 보관 따위 없어도 다 내 몸과 마음이 기억한다고....-.- 

어디가 제일 좋았어? 두달동안이나 머해? 볼 거 별로 없지 않아?  고생하고 힘만 들거 같은데..
라는 질문을 받으면 난감하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모두가 여행에서 찾는 가치도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요인들도 다를텐데 내 두달을 어떻게 이야기 해야할까.
마츄피츄를 실제로 보았다! 이과수폭포의 쌍무지개도 아닌 세쌍 무지개를 보았다!  우유니의 비현실적인 소금 사막은 하늘이 들여다보인다! 아 그 아름다운 고산지대에 펼쳐진 플라멩고떼의 아름다움이란! 같은 거? 나는 사실 그런 'The Biggest Attraction"에  끌렸던 건 아니었다.

관광명소 보다도 찾아가는 길에 동네 뮤지션 청년하고 스페인어로 수다 떨던거, 길물어보기도 전에 먼저 다가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려던  리마 할아버지의 따뜻한 오지랍, 브라질 아줌마들의 아줌마 스러운 챙겨주기, 친해진 히피들과  노래부르며 북치며 춤추며 파티, 그밤을 새며 들은 마우의 인생관, 시장 아저씨와 가격깎다말고 파하 하고 웃어버리던 일, 이건또 머에요라는 똥그란 눈으로 길거리야식들을 구경하노라면 낯선 동양인 여자애에게 한입씩 나눠주며 더 신나하던 사람들, 간밤 파티의 숙취로 이빠네마 비치에 누워 자고있을때 따뜻하게 내리쬐던 햇살, 페루볼리비아 정치경제 역사를 공부하며 스페인어 설명을 알아들으려 낑낑대던 것, 우유니 사막을 여행하던 사이좋고 배려심깊은 프랑스 커플, 시릴로의 따뜻한 환대, 버나드의 따뜻하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던 유머, 리오의 길거리 페스티벌, 자유롭고 싶은 장기 배낭여행자들의 인생이야기, 그런게 내겐 여행이었고 현실이었다. 

즐거웠던 날, 좋아하게 된 사람들 이야기 몇개만 올려볼까.
내가 왜 여행을 하는가, 에 대한 대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여행 셋째날 정도나 되었을까, 두번째로 갔던 Huacacina라는 사막도시.
그 사막에서 샌드 보딩을 하고, 버기투어라고 해서 4륜 구동을 타고 롤러코스터같이 씽씽 달리는게 Main Activity 이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 (사진은 다 내친구들임 ㅋㅋㅋㅋ 아 자랑스럽다)










오전에 이 도시에 도착했던가, 동네에 투어 회사를 다 돌아서 젤 싼데-.- 로 예약을 걸고 대여섯시간 남짓 기다리며 한가로운 오아시스 마을에서 낮잠도 쓰다 엽서도 쓰다 느그작작 거리다 드디어 저 버기! (4륜구동) 를 타러갔다.
근데 이 아저씨, 동네 히피들이랑 친한지 동네 히피들이 갑자기 다 올라탄다. 분명 돈낸거는 두명 인거 같은데 8명정원이 다 참. 

<사진은 신난 하비Javier.>



꺅갹 거리며 신나게 놀고 보딩하다가, 이 히피들이랑 친해지기 시작.
아저씨가 오아시스를 보여주며 저기서는 망고와 무화가가있다고... 우왓 우리 내려가볼까?  라며 모두 뛰어 내려갔다.

망고를 찾아 대탐험 시작! 낄낄. 
Chica de Mango(망고아가씨) 와 무슨 아마존 원주민 같은 마오. ㅋㅋ 





그렇게 망고니 무화과니 따고 보딩하며 친해진 아이들과 쫑알쫑알 재밌게 떠들고 벅썩대는데  "너희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우리집에 빈방도 있고 텐트도 있어서 너희 빈 텐트에서 자면 돼! 와라 같이 놀자!"
으... 으응?  이친구들 즐겁고 건강한 기운이 넘쳐흐르는 히피들이다. 
이거 재.. 재밌겠다 라며 신나서 쫓아갔지.















.....
근데 이게 왠일, 



[##_http://alissaju.tistory.com/script/powerEditor/pages/1C%7Ccfile23.uf@1627724D4E209F36173A22.jpg%7Cwidth=%22520%22%20height=%22346%22%20alt=%22%22%20filename=%22DSC00975.jpg%22%20filemime=%22image/jpeg%22%7C_##]

이게 집이고 텐트다 -_- (그나마 담날 아침 햇빛속에서 찍어서 환해보이는데 밤에 빛이 없어 손전등으로 비춰볼때는 식겁했음) 아 그러니까 집(Casa)라던 것은 짓다만 혹은 무너진 폐가에,  이 히피들이 와서 자기네 아지트로 삼기 시작했고, 대충 골격은 있으니 텐트치고 자는 거다. 사실 우리에게 빌려준 텐트는 20년쯤 되어보이는 걸 주워온 듬성듬성 찢어진 쪼끄만 1인용 텐트.



아 내 스페인어가 짧아서 이걸 못알아들은 게였군... ㅠ 그러니까, 우리보고 여기서 자라고.... -_- 신난다고 마우는 눈을 반짝이며 더 필요한거 없냐고 양초도 가져다 주고, 모기향도 가져다주고...
미진언니는 식겁하여 희상아 우리 잠깐 어디 가는 척하고 돌아오지말까, 라고 하는데 이미 쫓아왔으니 발빼기도 곤란하다. 이까짓꺼, 하루만 자지 머. ㅠㅠ




그리고 그날, 이 친구들을 쫓아다니면서 불쇼와 덤블링, 외발자전거를 구경하고 신나서 추임새를 넣고,  북을 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췄다. 밤새도록 이야기. 여행에서 가장 즐거웠고, 가장 소중하고, 가장 많이 배운 하루가 되었다.
이 히피들은 진짜 히피들이라 이런 생활을 한지 모두 10년 정도는 된 애들이다. 나이 많은-30대 후반의 마우는 18년 이런 생활을 해왔다나.. 내게, La vida es como cocodrilla라며 - 인생은 악어와같다나, 언제 어느때 와서 우리를 물지 알수 없으나, 또 그렇다고 겁먹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겁먹은걸 들킬수록 더 물려고 든다.. 인생은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 그런 얘기를 늘어놓고 있는 마우는, 현자 같다.

줄곧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나는 왜 사는가 - 나는 즐거울려고 산다. 나는 행복할려고 산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이렇게 살면 하루에 1만원이면 충분하다. 3년간 내가 모은 돈으로 남은 인생 전부는 아니어도, 적어도 10년은 살 수 있다. 돈때문에 참고 회사에 다닌다는 거짓말은 하지 말자.
마오도 루아도 하비도 자신의 마음의 목소리에 충실하다. 듣고 있다. 나는 충실한가.

이친구들도 처음부터 이렇게 살아온건 아니다. 나같이 여행을 왔다가 삶을 다시 고민하며 몇년째 이렇게 여행을, 아니 한도시에 머무르는 친구도 있고, 자신의 마을에 온 히피들을 쫓아온 친구도 있고, 음악을 하겠다고 기타치고 무조건 떠나온 친구도 있다.


답은 모르겠다.

중요한 건, 삶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는 걸 여행하는 동안 배운거다.
내가 걸어온 길에서 나는 늘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고,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길인지, 두달간 나는 그런 고민을 계속 하고 있었다. 

고민을 하면서도, 자유롭고 활짝 큰 숨을 들이켜 숨을 쉬던 두달이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여행이 어땠냐고 물으신다면, 정말 좋았습니다. 배우고, 나를 찾아가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머꼭 배우지 않았더라도 설사 아무것도 안 남았더라도, 지금 나는 행복하다라고 정말로 활짝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 순간에 가능한 가장 행복해지는 것, 결국에는 그게 가장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최고였어요.














웃고있다 : )






나 저 머리에 색실땋는 거 하는게 로망이었는데, 예퍼슨이 너무 예쁘게 땋아주었다.
두달 남미여행을 함께한 머리, 하자마자 어쩄든 신나서 사진부터 찍음. 





얘넨 하루하루가 캠핑 ;)






매일같이 저렇게 저글링과 외발 자전거따위를 연습하니 몸도 좋고 건강하게 그을려 있다ㅎ
크게 음악을 틀고 저글링하다 춤추다 요리하다 머리도 땋고 애들 만들어파는 팔찌니 귀걸이도 만드는 법 배우고 그렇게 슬렁슬렁 뒹굴렀던 즐거운 날의 추억.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moment210
2011.06.07 12:20 Travel
익숙한 한국으로 돌아오면 두달간의 남미여행이 한순간 꿈처럼 느껴질 줄 알았다. 2003년 첫 유럽여행을 '한여름밤의 꿈'이라고 이름붙여줬듯이.
그러나 여전히 그 방랑이 현실같고, 3년동안 회사를 다녔던게 꿈같다. 지난 두달동안 깨달은 것은 난 원래 늘 이렇게 헐렝이고 히피였다는것. 편안하고 제자리로 돌아온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만난 MBA Admit 들은 하나하나 모두가 똑똑하고 대화가 즐거워지는 지적인사람들. 덕분에 학교생활이 기대되기시작했지만 그들을 보다보면 난 역시 진중하지못하고, 닻내리지 못하는 자유로운 영혼이구나 싶다.
그러나 히피들과 며칠을 어울리다보면 다시 난 참 하고싶은것도 많고 욕심도 많은 사람이란걸 깨닫는다.
그사이 어딘가 나의자리를 찾는게 나의 숙제.

어쨌든 지금은 열린 마음으로 활짝 숨을 쉴수가있다. 기분좋은 바람.
인생은 항상 '지금'이다. '지금'을 즐기는 사람이고프다 나는.
신고
posted by moment210
2011.02.07 11:03 Scrap


관찰하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관찰하면서도 그 인간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깊은 사색 없이 단순 소박하기는 쉽다.
그러나 깊이 사색하면서 단순 소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신을 기만하면서 낙천적이기는 쉽다.
그러나 자신을 기만하지 않으면서 낙천적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기는 쉽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면서 그에게 애정을 보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외롭지 않은 자가 온화하기는 쉽다.
그러나 속절없는 고립 속에서 괴팍해지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적개심과 원한을 가슴에 가득 품고서
악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는 쉽다.
그러나 적개심과 원한 없이 사랑하면서
악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서준식, 옥중 서한 중에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moment210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