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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4 14:32 분류없음

잘 모르면 멍청한 소리하지 말고 조용히 해야하는데 말을 안하면 글을 안쓰면 공부도 안한다.  

박근혜 뉴스나 트럼프 뉴스는 보다 보면 열이 뻗쳐서 안 읽게 되서 너무 모른다. 그래서 멍청하니 닥쳐야하는데 먼가 그래도 정리는 해보고 싶어서 조용한 이곳에. 중간 중간 보는 걸로 느낀 단상들. 


-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는 여태까지의 연설 중 제일 잘 들린다. 이번엔 본인이 썼는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대화로 들린다. 그래서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마음이 가고 안쓰러웠다. 

- '열심히 했는데'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도움이 되고 싶어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이런 말이 답답하다.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하란 말이야. 한국에서 나는 너무 열심히 성실히 살라고 배웠던 것 같다. 그게 아니라 머가 중요한지 생각해보고 가장 중요한 걸 해. 페북에서 항상 듣고 있는 교육이다. 급한 걸 하지 말고 중요한 걸 해, 많이 일하지 말고 중요한 일을 해, 못하면 못한다고 빨리 얘기해,너는 분명히 충분히 거절하고 있지 않아, 성실하게 열심히 할게 아니라 중요한 걸 해, impact 가 가장 큰 게 무얼까, 그걸 고민하고 몇개만 골라서 잘 하란 말이야. 그만 회사에 있고 집에 가. 중요한 것만 하란 말이야 돼 그런 일을 쓸데없이 열심히 하고 있어! 왜 나는 그런 교육을 받지 못했을까. 

- 아 잠깐, 실리콘밸리 천국화 주의. 열심히만 하고 있으면 여기는 바로바로 잘린다. 인정사정 없다.

- 한국은 무섭다. 그저 연설문 전문을 보고 싶었을 뿐인데 소름 돋는 욕이 작렬을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했기로서 때려죽일 사람이며,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아무리 잘못했기로서 그런 욕을 받아 마땅한가. 찢어죽이고 처형을 하고 능간을 하고 그런 얘기를 해도 된다는 건가? 언젠가 대한항공 딸이 재판에 들어갈때 달걀을 던지고 머리채를 쥐어잡는 어떤 사람을 보고 너는 아마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훨씬 쓰레기 였겠지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사형제에 반대하는 사람이다. 한 인간이 잘못하는 데에 한계가 있고, 내가 그걸 단죄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난무하는 막말은 사형보다 더 심하다. 

- 노무현 대통령의 아내의 스캔들이 터졌을 때였나, 떠났다. 자신은 그걸 고치겠다고 정의를 찾아 들고 일어난 삶이었기에 더 괴로웠겠지. (이 사람은 '그렇다고 가족을 버리란 말입니까' 로 반응했다. 한 사람은 '앞으로는 세상 누구와도 인연을 맺지 않겠습니다' 로 반응하고. ) 두사람이 아무리 다르기로서니, (내 친구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나는 한사람은 좋아하고 한사람은 안 좋아한다) 난 왜 비슷하게 보일까. 

- 한국은 모두를 구석으로 몰고 가는 것 같다. 고3도, 취업준비생도, 육아에 치인 직장인 엄마도, 가족부양에 지친 젊은 아빠도, 대통령도, 다 괴롭다. 왜 그렇지. 

- 나찌는 어떻게 인간을 수용소에서 가스실로 죽였을까, 라는 질문에 시야와 책임감과 악이 분산되어있어서 라는 대답이 기억난다. 히틀러는 유대인을 세상에서 없애라고 명령했고, 눈앞에서 처형 시스템을 디자인하거나 고통에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기에 자신이 무얼하고 있는지 충분히 자각하지 못했다. 중간 간부는 위의 고위간부가 준 임무, 효과적으로 죽이라는 임무에 따라 가스실을 디자인하면서 시키는 일을 할뿐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끝에서 유대인을 가스실로 데려가고 시체를 치우는 사람은 시키는 일을 한 군인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대통령의 무능이나 한 인간의 부패는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작은 악에 둔감한 시스템이 겹겹히 쌓이면서 불어나고 큰일이 생긴다. 뉘른베르크에서 우리는 누구를 어디까지 어떻게 처벌해야할지 딜레마에 빠진다. 세월호는 거대한 스캔들은 누구를 어디까지 처벌해야되나. 희생양을 하나 찾으면 되나.

- 그렇다고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올라가야된다는 건 아니다. 안쓰럽다고 지지하는 사람은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죄인이랄까. 멍청한 건 죄다. 남에게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 트럼프는 대단한 인간이다. 그 뻔뻔함은 어떻게 보면 가장 미국적이기도 하다.

- 어제도 얘기했는데, 난 SNL 도 정치풍자도 대부분 안 웃긴다. 블랙유머를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 듯. 보고 있으면 짜증나는 일들이 생각나는데 그게 왜 웃긴지 잘 모르겟다. 

posted by moment210
2016.06.27 06:26 분류없음

요즘은 건강하고 즐겁고 씩씩하고 활기차다. 잘 웃는다. 

유럽여행 이주는 정말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걸어다니고 그랬다. 친구가 있어 집에서 12시까지 자지 않고 아침부터 집에서 나갔다. 혼자 여행햇느면 나가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을텐데 나가야할 것 같고 그런 강제된 바쁨이 좋았다. 활기차고, 웃고, 투덜대고, 술에 취해 진상을 피워댔다. 몇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뛰어다니면 활기가 생긴다. 살빠져야할 것 같지만 식욕이 돋아 엄청나게 먹어대서 그렇지도 못했다. 

어쨌든 건강하고 즐거운 나로 돌아와 이제 내가 좀 나 같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데이트도 시작했는데 으하하하 웃고 있다.  




평소의 나로 돌아왔음에도 연애는 여전히 오래되고 편안한 관계에 집착한다. 괜찮아보이는 새로운 남자하고 즐겁게 얘기는 할 지언정 대답하기는 귀찮고 마음은 가지 않는다. 병신같은 옛남친, 옛남친과 분위기가 비슷한 사람 앞에서 마음이 편해져버리곤 한다. 편안함을 느끼면 마음이 약해진다. 남자에게 매력있는 여자는 처음보는 여자라던데, 어째서 나는 반대인가. 사람하고 가까워지는데 오래 걸리고, 까다롭고, 한번가까워지면 어떻게 끊어내지를 못한다. 그렇게 서로를 잘 아는데, 그 약함을 다 아는데, 그 서로의 모습이 안쓰럽고 애틋한데 나는 잘 헤어지는 사람들이 새삼 신기하다. 


게다가 요즘의 절친들은 다 게이다. 가까운 즐거운 친구들(게이+여자친구들)에 둘러싸여있고, 일때문에 스트레스는 받으나 어쨌든 열라 열심히 일에 불태우며 살고 있는데, 이 패스 오래 타면 안 될 거 같은데 불안해서 투덜투덜. 



posted by moment210
2016.05.02 07:55 분류없음

오랜만에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 한쪽 벽면이 확 뚫린 까페에서 반짝거리는 햇살이 들어오는 걸 바라보며 맥북을 놓고 몇달만에 일기를 쓴다. 


1월에 휴가가 끝나고 샌프란 돌아오자 마자 전남친(..) 은 세계 여행 갈 기회를 이야기했고, 결국 두주를 맘고생하다 헤어졌다. 그리고 두달은 힘들었다. 낯선 도시에서 혼자 살면서 그가 있어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늘 이야기할 누군가가 있었고, 슬프고 기쁜 일이 있을 때 나눌 사람이 있었고, 차에 치여 응급실에 실려갈 때 당연하게 제일 먼저 달려올 '보호자'가 있었다. 24시간 내내 곳곳에서 그의 부재가 느껴졌고, 외로워서 어쩔 줄 몰라했다. 매일 술을 마시고, 며칠에 한번은 훌쩍거리다 자고, 술취해 안 하던 짓을 하고, 엉망진창이었다. 내 직업이 스타벅스 바리스타 처럼 서서 하루종일 일하는 몸이 바쁜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그 즈음에 했었다. 우울한 생각에 빠질 틈 없이 몸이 바쁘고 집에 돌아오면 피곤해 쓰러져 자는 그런 삶이였으면 좋겠는데 두뇌 노동을 해야하는 직업인지라 회사에서는 멍 때리며 일하지 않고 집에 와서는 잠도 안오는데 일은 못해 불안하고 초조한데 일에 집중은 안되고 그래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다음날 다시 제대로 못 자 피곤하고 그런 악순환이었다.


시간이 지나니 많이 나아졌다. 혼자 한다는 것에 익숙해졌다. 밥은 혼자 먹는 것이 디폴트고, 자잘한 질문은 문자보다 구글에 물어보고, 하루종일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지 않아도 괜찮게 되었다. 오늘같은 날 밥해먹고 청소하고 느긋하게 까페에 나와 노트북을 여는 것이 외롭지 않고 기분좋고 편안해졌다. 


일이 많아지면서 일에 집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지난 몇달은 일이 바쁜데, 책임감에 질질 끌려가는 모드였다. 주 6.5일 일하면서 꼭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어도 아직 안한 일 해야되는데 못한 일이 생각나서 계속 마음속에 머가 얹힌 것 같았다. 뉴스페퍼민트는 정말 계속 하고 싶었는데, 글을 읽고 쓰고 일주일에 글 하나는 정독을 하면서 생각하는 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의 모습이라 포기하기 싫었는데 거의 세달을 글을 안읽는 삶을 살고 잇으면서 뉴스페퍼민트 때문에 허겁지겁 아무거나 번역하기 쉬운 것 골라 납기만 맞추고 퇴고도 안하는 걸 보니 쪽팔려서 안되겠다 싶었다. 납기도 몇번 놓쳤다. 자잘한 집안 일 - 세금 보고는 늦었고, 카드 값 안내서 연체된 것도 있고, 잘못 청구된 거 따져야하는데 귀찮아서 안한 거 몇 건, 집은 정말 더럽고, 암튼 머 그렇게 허덕이다가 다 끊어냈다. 뉴스페퍼민트도 쉬겠다고 이메일을 썼고, 회사 일도 몇건은 못하겠다 배째라고 했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자리도 안나가고 (해야되는 건 알고 있지만 ㅠㅠ) 대신 푹 자고, 일주일에 두어번 운동하는 것만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뉴스페퍼민트 쉬겟단 이메일을 쓸 때는 꽤 괴로웠다.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관계를 지키고 싶어서 하는 것도 있었는데 또 하나 커뮤니티를 끊어낸 느낌. 


그래도 그래서 오늘 맘 편하게 일기를 쓸 시간이 생겼다. 환하게 열린 까페에서 오늘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잘 웃고, 반짝 거리는 햇살을 보며 남의 글 번역하는 거 말고 내글을 쓰는데 집중해보기로 한다. 


일은 괜찮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모바일 게임 없계를 뒤흔들어놀 이니시에티브라고 믿고있고 내가 이렇게 큰 일을 벌이고 이끌게 되다니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가끔은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정말 잘 될 수 있고 큰 혁명이라고 깊이 믿고 있고, 한 떄 "아 이런 되지도 않을일을 머하러 해.. 여휴 멍청한 리더들.." 라고 투덜대면서 안 믿는 일을 하던 때와 비교해보면 내가 이 좋은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까 긴장되고 부담되서 잠을 못자고 두근대는 건 정말 꿈같은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건 정말 다 나하기에 달려서 부담이 되서 죽겟다. 


예전에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통찰력을 가진 리더가 존경스러웠다. 리더가 되고 보니 통찰력은 더 똑똑해서가 아니라 더 넓은 시야를 가진데서 나온다는 것을 알겟다. 리더가 되면 다른 부서들, 남들은 머하고 있고 우리 일에 어떻게 반응할지 더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당연히 더 깊은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 실무를 하는 내가 생각이 부족햇던 것이 아니라, 그저 역할이 달랐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같은 지성을 가진 사람도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면 더 깊은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 이를 어떻게 전하고, 잘 활용하는가가 그 사람의 깊이에 달렸는데 요즘 일 잘 못하는 사람/ 의견 다른 사람 잘 못참는 내 급한 성질 머리로는 잘 전파가 안된다. 일에 파묻혀서 괴로워하지 말고 한걸음 물러서서 숨을 크게 쉬고 눈을 뜨고 전파하는 연습부터 해야겟다. 나의 그릇이 커지는게 일도 잘하는 방법이다. 역할이 다르니까. 일에 파묻히지 않는게 일을 잘하는 방법이다. 


단단하고 안정적인 파트너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데 요즘 나는 작은 성공을 축하하지 못하고 작은 스트레스에도 취약 (volnerable) 하다. 투덜대고 별거 아닌데? 라는 피드백을 듣고 털어버리면 되는데 일에서 받는 작은 스트레스에 전전긍긍한다.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가 (그닥 성공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좋은 파트너라는 것을 다시 절감한다. 안정적인 연애를 할 때의 내가 가장 resilient 했다. 그치만 머 그런 안정적인 관계를 지어나가는 게 쉬운 것은 아니고, 어설프게 데이트 하다가는 더 취약해지니 아직은 그런 여유가 없어서... 


아무튼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 행복하다. 다 회복한 것 같다. 


posted by moment210
2016.02.02 12:43 분류없음


시애틀은 춥고 회색이다. 사각사각거리는 산뜻한 빨래 냄새가 나는 호텔 침대에서 푹 쉬고 호텔 자쿠지에서 멍 때리고 낯선 도시를 걷다 보면 기분이 달라지겠지, 라는 마음으로 도망쳐 왔는데 더 외롭다.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는 게 이 타이밍에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었구나.

집에 가고 싶다. 따뜻한 내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곳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집이라는 환영. 그런데 '집'이 없다. 

샌프란에서는 모든 곳에서 그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방 구조를 바꾸고 산책을 나가고 술을 마셔도 어느 순간 조용해지면 더이상 할 수 없는 것들 더이상 기댈 수 없는 것들만 떠오른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나를 안아주었으면 크고 작은 일 스트레스를 투덜대는 걸 듣는둥 마는 둥 해주었으면. 나란히 앉아서 기대서 일할 수 있었으면. 바에서 취하면 손잡고 같이 우버를 탔으면. 샌프란에서는 그의 부재가 모든 곳에 남아있어 울고 싶어진다. 초조하다. 불안하다.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혼자 있으면 외로워져 음악을 틀고 잘 보지 않는 티비소리라도 틀어논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방인 같아 샌프란에 돌아오고 싶었다. 부모님의 잔소리는 지겹고 할 일이 없었다. 결혼하고 아기를 키우기 시작한 친구들은 바쁘다.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서울에서 내 자리는 없어진 것 같았다. 내 자리가 있는 샌프란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맨로파크 오피스의 내 자리는 여전히 남의 자리 같다. 회사에 내가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고 있는게 들킬까 불안하다. 이러다 잘리는 건 아닌지 전전긍긍한다. 시애틀 오피스에서 나는 이방인이다. 

집은 어디에 있을까. 집에 가고 싶다. 


posted by moment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