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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2 07:55 분류없음

오랜만에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 한쪽 벽면이 확 뚫린 까페에서 반짝거리는 햇살이 들어오는 걸 바라보며 맥북을 놓고 몇달만에 일기를 쓴다. 


1월에 휴가가 끝나고 샌프란 돌아오자 마자 전남친(..) 은 세계 여행 갈 기회를 이야기했고, 결국 두주를 맘고생하다 헤어졌다. 그리고 두달은 힘들었다. 낯선 도시에서 혼자 살면서 그가 있어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늘 이야기할 누군가가 있었고, 슬프고 기쁜 일이 있을 때 나눌 사람이 있었고, 차에 치여 응급실에 실려갈 때 당연하게 제일 먼저 달려올 '보호자'가 있었다. 24시간 내내 곳곳에서 그의 부재가 느껴졌고, 외로워서 어쩔 줄 몰라했다. 매일 술을 마시고, 며칠에 한번은 훌쩍거리다 자고, 술취해 안 하던 짓을 하고, 엉망진창이었다. 내 직업이 스타벅스 바리스타 처럼 서서 하루종일 일하는 몸이 바쁜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그 즈음에 했었다. 우울한 생각에 빠질 틈 없이 몸이 바쁘고 집에 돌아오면 피곤해 쓰러져 자는 그런 삶이였으면 좋겠는데 두뇌 노동을 해야하는 직업인지라 회사에서는 멍 때리며 일하지 않고 집에 와서는 잠도 안오는데 일은 못해 불안하고 초조한데 일에 집중은 안되고 그래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다음날 다시 제대로 못 자 피곤하고 그런 악순환이었다.


시간이 지나니 많이 나아졌다. 혼자 한다는 것에 익숙해졌다. 밥은 혼자 먹는 것이 디폴트고, 자잘한 질문은 문자보다 구글에 물어보고, 하루종일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지 않아도 괜찮게 되었다. 오늘같은 날 밥해먹고 청소하고 느긋하게 까페에 나와 노트북을 여는 것이 외롭지 않고 기분좋고 편안해졌다. 


일이 많아지면서 일에 집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지난 몇달은 일이 바쁜데, 책임감에 질질 끌려가는 모드였다. 주 6.5일 일하면서 꼭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어도 아직 안한 일 해야되는데 못한 일이 생각나서 계속 마음속에 머가 얹힌 것 같았다. 뉴스페퍼민트는 정말 계속 하고 싶었는데, 글을 읽고 쓰고 일주일에 글 하나는 정독을 하면서 생각하는 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의 모습이라 포기하기 싫었는데 거의 세달을 글을 안읽는 삶을 살고 잇으면서 뉴스페퍼민트 때문에 허겁지겁 아무거나 번역하기 쉬운 것 골라 납기만 맞추고 퇴고도 안하는 걸 보니 쪽팔려서 안되겠다 싶었다. 납기도 몇번 놓쳤다. 자잘한 집안 일 - 세금 보고는 늦었고, 카드 값 안내서 연체된 것도 있고, 잘못 청구된 거 따져야하는데 귀찮아서 안한 거 몇 건, 집은 정말 더럽고, 암튼 머 그렇게 허덕이다가 다 끊어냈다. 뉴스페퍼민트도 쉬겠다고 이메일을 썼고, 회사 일도 몇건은 못하겠다 배째라고 했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자리도 안나가고 (해야되는 건 알고 있지만 ㅠㅠ) 대신 푹 자고, 일주일에 두어번 운동하는 것만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뉴스페퍼민트 쉬겟단 이메일을 쓸 때는 꽤 괴로웠다.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관계를 지키고 싶어서 하는 것도 있었는데 또 하나 커뮤니티를 끊어낸 느낌. 


그래도 그래서 오늘 맘 편하게 일기를 쓸 시간이 생겼다. 환하게 열린 까페에서 오늘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잘 웃고, 반짝 거리는 햇살을 보며 남의 글 번역하는 거 말고 내글을 쓰는데 집중해보기로 한다. 


일은 괜찮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모바일 게임 없계를 뒤흔들어놀 이니시에티브라고 믿고있고 내가 이렇게 큰 일을 벌이고 이끌게 되다니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가끔은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정말 잘 될 수 있고 큰 혁명이라고 깊이 믿고 있고, 한 떄 "아 이런 되지도 않을일을 머하러 해.. 여휴 멍청한 리더들.." 라고 투덜대면서 안 믿는 일을 하던 때와 비교해보면 내가 이 좋은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까 긴장되고 부담되서 잠을 못자고 두근대는 건 정말 꿈같은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건 정말 다 나하기에 달려서 부담이 되서 죽겟다. 


예전에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통찰력을 가진 리더가 존경스러웠다. 리더가 되고 보니 통찰력은 더 똑똑해서가 아니라 더 넓은 시야를 가진데서 나온다는 것을 알겟다. 리더가 되면 다른 부서들, 남들은 머하고 있고 우리 일에 어떻게 반응할지 더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당연히 더 깊은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 실무를 하는 내가 생각이 부족햇던 것이 아니라, 그저 역할이 달랐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같은 지성을 가진 사람도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면 더 깊은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 이를 어떻게 전하고, 잘 활용하는가가 그 사람의 깊이에 달렸는데 요즘 일 잘 못하는 사람/ 의견 다른 사람 잘 못참는 내 급한 성질 머리로는 잘 전파가 안된다. 일에 파묻혀서 괴로워하지 말고 한걸음 물러서서 숨을 크게 쉬고 눈을 뜨고 전파하는 연습부터 해야겟다. 나의 그릇이 커지는게 일도 잘하는 방법이다. 역할이 다르니까. 일에 파묻히지 않는게 일을 잘하는 방법이다. 


단단하고 안정적인 파트너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데 요즘 나는 작은 성공을 축하하지 못하고 작은 스트레스에도 취약 (volnerable) 하다. 투덜대고 별거 아닌데? 라는 피드백을 듣고 털어버리면 되는데 일에서 받는 작은 스트레스에 전전긍긍한다.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가 (그닥 성공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좋은 파트너라는 것을 다시 절감한다. 안정적인 연애를 할 때의 내가 가장 resilient 했다. 그치만 머 그런 안정적인 관계를 지어나가는 게 쉬운 것은 아니고, 어설프게 데이트 하다가는 더 취약해지니 아직은 그런 여유가 없어서... 


아무튼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 행복하다. 다 회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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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2016.01.04 09:32 분류없음
2015년을 돌아보는 글을 쓰자, 일주일은 붙잡고 있었는데 노트북을 펼치기가 싫었다. 2013년의 마지막 날의 일기에는 '남은 인생도 2013년처럼 꽉찬 한해가 되게 하소서' (http://embracetheworld.tistory.com/159) 라고 썼는데 2015년은 '앞으로는 2015년 같지만 않도록 하소서' 였다. 여기까지 쓰고 한해를 돌이켜보는데 기운이 빠져서 글을 쓰기가 싫었다.  

그래도 적어보자. 적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도망다니면 한해 내내 왜 그렇게 무기력증에 빠졌었는지도 모른다. 적고, 정리하고, 내년을 위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지.


  • 예전에는 일과 삶을 나눠썼는데 올해는 뒤엉켜 있어서 그냥 시간 별로 쓰련다.
  • Q1/Q2 : 일이 거의 2015년을 무너뜨렸다. 올해 초 징가는 힘들었다. 내 프로덕트는 그래도 괜찮았지만 회사는 실패를 이어가고 있었고 똑똑한 친구들은 떠났다. 4월인가, 세 해 연속 18% 레이오프가 있었다. 회사에서 만난 내 인생의 베스트프렌드 둘이 모두 잘렸다. 긍정적인 성격의 둘은 괜찮아 했는데, 정작 내가 속상해서 울었다. 가깝던 이들이 없어지고 회사의 일은 빡세졌는데 건드리기도 싫었다. 새로 온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거나 친해지기도 싶었다. 
  • 이직 준비: 슬금슬금 하던 이직 준비에 듀데이트가 생기니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가고 싶은 회사도 별로 없고, 내가 기여할 수 있고 나를 필요로 하며 내가 좋아하는 회사는 정말 찾기 어렵더라. 게다가 리쿠르팅은 나의 인생을 되아보는 시간인데, 인터뷰에 떨어지면 자학을 하고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세상이 나를 왜 몰라주는지 짜증나라는 애들이 많은 실리콘밸리 PM문화에서 나는 항상 움츠러든다. 나빼고 모두 훌륭한 것 같다. 자신감은 없어지고,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못 떠나서 하고 있는 회사일은 견딜 수 없이 싫어지고 그랬다. 
  •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내 탓인가 :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는데 나를 그렇게 몰아간 건 내 문제가 아니었나, 이제 와 그런 생각이 든다. 징가에서는 왕창 레이오프를 한 후에 남은 직원에게 보너스를 줬다. 내가 받은 리텐션 보너스(일년을 더 일하면 주겠다고 약속하는 주식 보너스) 는 내 연봉을 졸지에 두배로 만들어 줄 정도로 큰 금액이었다. 모두가 그 금액을 받은 건 아니니 인정받았다고 행복해할 만도 했다. (쓰고보니 기특하다.) 근데 나는 이직은 왜이리 어려운 거야! 라고 회사 떠날 생각만 하며 나를 들들 볶고 하고있었다. 가진 것에 행복해하지 못하고 나의 부족함만 보며 안달낸 건 내 탓이리라.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 가기 싫어 울 지경이었고, 인터뷰 준비를 하다보면 또 떨어질 것 같아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 드림잡을 구했다! : 그러던 와중에 최고로 가고 싶던 회사의 드림잡을 얻었다. 나름 이직을 생각하고 소극적이나마 인터뷰를 시작한 게 반년인데 정말 가고 싶던 회사 이 회사 밖에 없었는데, 인터뷰 전날에는 너무 가고 싶어하면 떨어지고 좌절할까봐 일부로 마인드 컨트롤 하던 그런 회사에서 오퍼가 왔다. 기쁜데, 팔짝팔짝 뛰며 파티하기보다 후아 됐다 후아아아아아 후아 드디어 이 굴에서 벗어났구나 다행이야 하는 그런 맘이었다. 
  • 한국과 아시아 여행: 오퍼 받은게 6월 말이었나, 그다음 두달은 쉬웠다. 놀러갈 계획을 세우고 한국과 동남아에 갔다. 푹 쉬고 여행하고 다시 행복한 나로 돌아와야지, 했는데 그 또한 쉽지는 않았다. 혼자 간 캄보디아는 외롭고 약간 무서웠고, (아니 훨씬 위험한 남미를 두달씩 돌아다닐 때는 용감 무쌍하고 즐거워햇으면서! 나이탓인가) 태국은 최고의 친구에 행복했지만 새로운 곳을 보고 싶은 모험심이나 호기심이 일지 않았다. 한국은 왜 이렇게 멀어졌을까, 라는 기분이 들었다. 결혼 언제할 거냐는 질문을 5주쯤 들었을 때는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고, 미국에 4년을 살면서 친구들과 관심사도 가치관도 멀어진 것 같았다. 미국에 살아서라기 보다는 결혼하고 집을 사고 아이를 낳고 하는 인생의 큰 변화들이 일어나는 이십대 후반 삼십대 초반에 내 친구들은 어른의 세계로 건너가고 나는 아직도 철없는 아이 처럼 살고 있어서 인지도 모른다. 한국 경제도 확 어려워진 게 느껴졌다. 모두 부정적이고 지쳐보였다. 내 친구들의 나이가 어른의 부담감을 깨닫는 시기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올 때 마다 어떤 형태로 언제 어떻게 돌아와야하나 고민했는데, 이제는 한국에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쉬는 동안 다시 신나고 행복한 내가 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 다시, 자존심이 무너져 내렸다 : 자, 이 멋진 직장에서 잘하고 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Q4에 최고로 무너져내렸다. 제너럴 PM으로 뽑혀서 알아서 팀을 찾아야하는 시스템이었는데, 팀을 구하지 못한 기간이 거의 세달 가까이 이어졌다. 내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 무렵 사람을 뽑지않는 팀이 대부분이었고 나랑 같이 들어온 경력많은 PM들 대부분 팀 찾는데 두 달이 걸리는 등 모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렇게 무시 받는 건 처음이야 자존심 상해라는 얘기를 많이들 했지만 내가 제일 오래 걸렸다 (...) 나의 경우는 내가 재느라고 몇개를 거절하고 한 팀에서 오퍼를 받았다 취소되는 둥  운 나쁜 사건이 몇개 있었다.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할 부장에게서 업무를 뺏고 멍청하게 출퇴근만 하게 하는 것이 한국 대기업에서 사람을 쫓아내는 방식인데 나도 팀에 못가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부장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 사내 리쿠르팅이라는 것이 모두가 보고 있고, 내 평판이 조금씩 나빠지고, 첫 팀을 정하는 것이 이 직장에서 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만 하긴 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잘하지 못하고 있을 때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 성격 때문에 커리어상 발전을 해왔겠지만 괴로웠다.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왔다.
  • 사고 : 최고로 괴로울 즈음에 차에 치였다. 캠퍼스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차에 치여 앰뷸런스에 실려 응급실에 가서 머리를 꼬맸다. 힘들고 아프고 서럽고 보험 문제까지 다루려니 타향살이의 서러움이 터져 이 때쯤에 거의 무너져내렸다.
  • 이제 12월 말. 암튼 팀은 구했고, 보란듯이 나를 증명해야한다는 압박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근데 올 한 해가 너무 힘들어 커리어 욕심이 되려 사라져버렸다.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다라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재미있게 무언가 만들고 싶다였는데 그게 힘들다면 이렇게 아둥바둥 해야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에서 무얼 찾고 싶은가, 길을 잃은 기분이다. 항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서 더 잘 하고 싶고 더 발전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내려가서 편안하고 싶다
  •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크고 작은 인생의 고비들에 나를 놓아버리지 않기, 대범해지기, 정신건강을 단단하게 다지기, 이런 것들이 인생의 숙제로 남았다. 새해 결심엔 대범해지기 위해 계획을 세워보자

삶 
  • 전반적으로 무기력증에 빠져있었다: 2013년에는 하나 일 처리 하면 다음 사이드 프로젝트 하러가고 다음 데이트하고 다음 파티하고 먼가 일처리 팍팍하는 모드가 있었는데 올해는 아무것도 하기싫었다. 자잘한 고객센터 전화는 몇달 씩 밀리고 안했고, 뉴스페퍼민트 글을 일주일 한개로 줄이고도 힘들었다. 
  • 무기력증에 빠져 여행도 가기 싫었다.: 움직이지 않았다는 인상이 강한데 그래도 돌이켜보니 꽤 된다. 1월 뉴욕 출장에서는 베스트프랜드란 정말 마음을 채워주는구나 확인했고 (고마워) 2월 서른살 생일 베가스는 즐거웠다. 5월 코아첼라 뮤직 페스티벌은 한창 스트레스 받을 때라 캠핑하며 짜증만 낸 거 같아 미안하다. 여름엔 태국, 캄보디아, 한국에 갔다. 10월 다시 할로윈에 베가스에 가서 스트레스를 잊은 척했고(잘 되지 않았다) 12월에는 조금씩 치유되면서 미네소타에서 행복한 혜인이를 만나고 12월에는 다시 뉴욕에서 베프들을 만나 좋았다. 쓰고 보니 한국빼고도 두달에 한번은 어딜 갔었네. 많자나!  
  • 힘들다고 의식적으로 주위에 손을 내밀었다: 남자친구만 본 것 같은 일상이었지만 안친한 이들을 만나는 파티에 안갔다 뿐이지 가까운 사람들과는 나름 속 이야기를 많이했다. 고등학교 대학교 MBA 베프들과는 끊임없이 메신저에서 떠들었다. 샌프란 베프 둘은 무슨 얘기든 할 수 있다. 올해 J, L, K 와 많이 친해졌고 깊은 얘기를 하게 되었다. 4명 오래된 친구와의 관계를 잘 유지했고, 2명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들은 가족 같고, 3명 새로운 친구와 속 얘기를 다 하게 되었으니 이만하면 성공했다. 일기 쓰기 잘했다 안 썼으면 내가 이렇게 풍요로운 한해를 보냈는지도 몰랐을 거다. 
  • 술을 많이 마셨다. 내년에는 술을 줄여야겠다. 

연애
  • 힘든 한 해를 버텨온 건 이 아이 덕분이 아닐까 싶다. 없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난다. 특히 Q4에 불면증에 시달릴 때는 심정적으로 크게 의존해서 이렇게 불균형한 관계가 되면 얘가 나에게 질릴 텐데, 라고 불안해했으나 그래도 잘 받아주었다. 고맙다. 든든하다. 
  •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불안감은 있다. 미래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아파져서 일단 안하고 있다.

자, 이제 그렇다면 2016년 새해 결심을 세워볼까. 
작년 결심 돌이켜보기 (http://embracetheworld.tistory.com/187)
  • 2주에 한번 글쓰기 : 실패. 그래도 한달에 하나는 쓴 듯. 
  • 글쓸 거리가 생길 만큼 새로운 자극 주며 살기 : 실패. 
  • 5키로 빼기: 실패.
  • 스무살처럼 사랑하기 : 스무살처럼 두려움없이 나를 열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사랑하며 사는 한해였다. 이 정도면 성공
  • 새 직업 찾기. 다시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 새 직업을 찾았으나 재미없다. 절반의 성공.
2016년 골이 명확치 않아 결심 세우기가 너무 어렵다. 
  • 자신감있고 대범한 사람이 되기. 작은 일들에 흔들리거나 지나치거나 스트레스 받지 말 것. Resilience 키우기. 정신건강 키우기. 삼일째 고민 중인데 골은 있으되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 카운셀러를 만나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테라피 한 번 알아봐야지. 
    • 작은 성공을 축하하기. 작은 일을 이루었을 때마다 오바하며 축하하고 기뻐하기. 
    • 인스타그램에 매일 하루에 하나씩 행복한 것을 적어올리는 100 happy days 를 하다가 사진 찍는 걸 까먹고 너무 사적인 걸 공유하기도 싫어 관뒀었다.  적당한 매체를 찾아 매일 하루에 하나씩 행복하고 감사한 걸 적어보자. 
    • 운동 재시작. 몸이 가벼워지면 건강해진다. 3키로 빼기! 
    • Own the room 수업 듣기? 실력은 이미 있다 자신감을 키우고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집중할 것.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몇개 찾아 하자.
  • 일에서 목표를 찾자. 일단 Q1 은 나를 입증하는데 집중하자. Q2 까지는 일에서의 새로운 목표와 의미를 찾을 것. 골은 골을 찾는 거다. 
  • 자기 발전 
    • 뉴페 일주일에 하나는 계속 쓰자. 읽고 쓰는 습관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 좋은 영어 문장 하루에 하나베껴쓰기. 
    • 이코노미스트 / 뉴욕타임즈 헤드라인은 꼭 챙겨보기.
  •  삶
    • 술 줄이기. 일주일에 두번 맥스. 많이 마시는 건 한달에 한 번.
    • 운동 일주일에 세번.
    • 사랑한다는 이야기 많이 하기. 섭섭한 것 보다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할것. 
 

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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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2016.01.04 09:23 분류없음

한 해동안 블로그에 안 올린 일기를 정리하면서. 쓰던 일기를 다 정리했는데 이직기와 레이오프 직후 미국회사 고용/채용 시스템 후기를 못쓴 게 아깝다. 마저 다 쓰려했는데(6개월 지나;;) 한 거 없이 휴일이 가 버렸네. 


5월 정도에 썼던 연애일기. 그래도 내게는 이게 훨씬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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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이 주위 사람들이 기독교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조금은 이해한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과 삶의 만족감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누릴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다. 그것만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배타적인 태도가 문제지만.


요즘의 연애 생활은 편안하고 따뜻하다. 이렇게 충만하고 행복한 거였구나, 라는 마음에 페북에 올라오는 다른 커플 사진도 다 예뻐보일 지경에 이르렀다. 다들 나처럼 누군가를 찾을 수 있었으면, 라는 주제넘은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 앗차 내가 본인의 느끼는 행복을 남이 못 느낀다고 가여워하는 기독교인과 다를 거 없지 않은가! 라고 깨달았다. 


남자친구가 생기면 친구들 사회에서 사라져버리는 친구들을 한심해 했는데, 요즘의 내가 그렇다. 라이프 싸이클의 다운 턴에 있을 때 내향적이 되어 가까운 사람만 만나는 성격에 샌프란시스코에 그렇게 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몇 없다는 사실이 더해져서일까.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있고 거의 매일 그만 본다. 다른 사람들은 보기도 귀찮고, 피상적인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만나기 전부터 체할 것 같다.

그를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저녁에 돌아와 별거 아닌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 받고 있으면 어느새 스트레스 받던 것은 잊고 웃고 있다. 회사 레이오프가 있던 날 마침 이 아이가 여행중이었는데 어딨어 돌아와 나 5분만 꼭 안아주면 안돼, 라고 칭얼대는 마음이 간절했다. 혼자 있기 싫고 울고 싶었는데 꼭 안아주었다. 꼭 끌어안고 있으면 마음이 가라앉고 손을 잡으면 든든하고 가만히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빙긋, 웃음짓게 된다.


처음 만나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런 관계가 될 수 있을 줄 몰랐다. 이번 연애의 교훈은 잘 될 것 같지 않아도 시도해보자, 참을성있게 한번 시도해보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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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2015.10.07 02:16 분류없음
요즘은 살짝 의기소침해 있다. 페이스북의 팀선택은 정말 이게 가능하나 싶을만큼 놀랄만큼 열려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에 있는데 팀에 자리가 없거나 그런 보직이 없다면 내가 나의 비젼을 팔면 된다. 그럼 팀을 만들어준다. 입사한 애들의 20%는 그렇게 팀을 만들어 갔다. 내가 가고 싶은 팀에 무작정 가서 왜 좋아하는지 멀 기여할 수 있는지 설득력있게 말하면 그쪽의 매니저도 내가 맘에 들면 어떻게든 내가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다. 멘토들은 그걸 도와주려 든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음 그럼 그팀에 누구랑 이야기해봐 라고 찾아준다. 그 도움을 받아, 나는 일을 벌이기만 하면 된다. 일벌이기 좋은 훌륭한 문화다. 
대신 가만히 있는데 주어지는 일은 없다. 팀도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나가서 찾아야하는 거다. 훌륭한 문화인데, 똑똑하게 시키는 일 해온 많은 한국 학생들은 어쩔 줄 몰라할 거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아닌데, 내게 진짜 문제는 내가 그 일을 하고 싶다고 우기면 되는 게 아니라 매니저든 나랑 같이 일할 사람이든 그들의 환심을 사야한다는 거다. 공식적으로는 인터뷰가 아니나 사실상 매일매일 인터뷰의 연장선. 보는 사람마다 잘 보이고 싶고, 잘 보여야한다는 압박이 있다. 처음 이야기한 팀에 그냥 조용히 갈라 그랬는데 그 팀에서 결국 거절당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인터뷰 때 너 정도면 괜찮네, 라고 하는 사람은 많아도 내가 너무 좋아서 나한테 훌떡 반하는 사람은 잘 없는데. 거기다가 백인 남자랑 업무 베프였던 적도 없고. 같이 일하기 불만은 없어도 좋아 죽었던 적도 별로 없다. 근데 이건 누가 나랑 일하고 싶어 확 땡겨줘야하는 시스템.
영어로 문서를 써야한다는 것에 쫄아서 일 잘할 자신이 없는데, 솔직히 자신감이 없는데 자신있는 척하니 가시방석이다. 조직이 정해지고 팀으로 일하게 되면 조용하게 모르는 것 인정하면서도 밀어일 거는 자신있게 강단있게 일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첨보는 사람에게 나 처럼 잘난 사람 없으니 나에게 일을 다오! 라고 하기는 역시 성격에 안 맞는다. 

오늘은 한국에서 같이 일하던  l 님을 만나 이야기 하는데 막연히 미국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을 보고(아닐 수도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잔소리 섞인 조언을 한 것 같아 뒤돌아 후회된다. 나도 오기 전엔 아무것도 개뿔 몰랐는데, 그 무렵의 나에게 손내밀기는 커녕 잘난척한 거는 아닐까. 
그러고보면 꾸준히 한단계씩 올라왔다. SKT 에서 MIT MBA 로, MBA에서 징가로, 징가에서 페이스북으로. 10년전 내게 내가 페이스북 본사에서 일할 것이라 했으면 나는 입을 떡 벌렸을 거다. 아니 5년전, 3년전 내게만 말했어도 깜짝 놀랄거다. 그렇게 한단계씩 올라올 때마다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 받으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늘었다.

SKT 연수 때 백명 넘는 소셜한 사람들 사이에서 움츠러들었다. 연수원에서 술을 퍼마실 때 나도 모두가 좋아하고 어울리고 싶고 유머도 잘 던지는 소탈한 사람이엇으면, 아니면 엄청 예쁘기라도 해서 다들 먼저 다가와줬으면이라고 뒤에서 짐짓 쫄아있었다. 소심한 여고생처럼.
MBA지원할 때는 나 따위가 될까 싶어 아주 쫄아있었다. 시험점수가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한번씩 불안감에 휩싸여 어쩔줄 몰라했다. K 오빠 페이스북을 보다가, 아 그 때 이 오빠가 "희상아 긍정의 힘!" 이라고 씩씩하게 외쳐주는 것에 괜히 마음이 든든하게 차올랐었지 그래서 참 고마워했었지 라고 기억이 났다. 지금에 와서 보면 당연히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에 참 쫄아있었다.
MBA 와서도 소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인터네셔널과는 그래도 친해질 수 있었는데, 끝까지 완전 미국애들하고는 친해지지 않았다.  
징가 와서는 몰래 근무를 더 했다 영어를 너무 못해서. 지금 페북에서 영문서 쓰는 것에 쫄아있는데 사실 징가나 델 때는 영어 이메일도 써본적도 없었다. 멍청한 소리를 하고 파워포인트에 문법 다 틀려 있는데 베시시 웃는 아시안 여자애가 된게 자존심 상해서 어디가서 코박고 죽고 싶었다. 그래도 어쩌나, 베시시라도 웃어야지 멍청한 소리하고 얼굴까지 찌푸리는 멍청이가 될 수도 없고. 
지금은 멋있고 우와! 소리 나는 PM이고픈데 별 인상 못주는 PM이라 혼자 스트레스를 주며 의기소침한 거다. Box 의 First Employee 고, 마이크로소프트 팀장이었고, 페이스북에 스타트업을 매각했고, 넥스트도어 VP였고 너무 대단한 사람들을 보며 (아니 그런데 너 여기에 고작 PM으로 있는 거야 디렉터도 아니고) 나는 그렇게 화려하지 못하다는 것에 혼자 짐짓 의기소침해지는 거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도 내가 참 어이가 없네. 이렇게 먼 길을 왔는데. 정말 많이 발전했는데 올챙이적 일은 까먹고 참 욕심도 많다. 일기쓰고 보니 의기소침한게 가셨다. 편하게 생각하자. 내일은 더 나은 내가 더 발전한 내가 되어있겠지.

근거없는 자신감이야 말로 창업자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나는 그게 없어서 창업자는 진작에 포기. 나는 맨날 왜 이렇게 쫄까? 사실 잘 하는데. 쫄지만 말자. 나 정말 기특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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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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