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Archive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2013.07.04 15:17 diary

1. "아빠가 보기에 희상이는 그럴필요가 없는데 조금 공격적인 것 같아.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업을 가지고 사는게 목표라면 그 정도면 되는데…" 


아빠, 미국에 있을 때는 공격적이지 못하고 자기 의견을 강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라는 피드백도 들었었어요.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내 목표는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게 아니라 내가 즐거운 일을 찾아 행복한 것인데, 지금 나는 가끔 내 실력이 부족해서 화날 때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 찾아 신나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내가 원하는 걸 알고 그걸 할 수 있다는 거, 얼마나 큰 복인데. 더 발전하고 싶은 건 남들을 의식해서 생긴 목표가 아니에요. 



2. "아휴 우리딸 키울 때 내가 너무 여유가 없었나… 곱상한 아가씨로 키우지 못해 속상해죽겠다. 너도 이런 무거운 짐 같은 건 들지말고 돈내고 사람 불러. 우아하게 입고 남자애들이 밥사준다 그러면 얻어먹고 다니고 얌체처럼. "


엄마, 나는 그런 관계는 근본적으로 대등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불편해요. 젠틀맨이라는 것도 사실은 '여성은 보호받아야하는 존재' 라는 관념에서 나온 것인데, 차 문을 왜 남자가 열어줘야하는지 난 잘 이해가 안가요. 내가 손이 없나? 왜 쟤가 여기까지 달려와? 나 보호해줄 필요 없는데. 무거운거 들어주면 고맙지만, 그렇다고 보고만있는 건 내가 불편한데. 사람 관계는 결국에 공평한 것이라, 그렇게 받기만 하면 심리적으로 대등한 관계일 수가 없어요. 내가 부족하고 약해서 받는게 되버리니까.

가까운 사람에게 기대고 지탱해주는 것은 중요하죠. 나는 내가 힘들 때 붙들어줄수 있는 단단한 사람에게 기대고 싶지만, 그만큼 그가 힘들 때 내가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한국 중년남자들이 집에서는 센 척 하다가, 술집 마담에게나 힘든 걸 털어놓으며 바람나는 것도 남자는 집에서는 약해지면 안된다는 개념에서 시작된 것 같아. 서로에게 기대지 않겠다는게 아니라, 서로가 수평으로 바라보는 관계가 좋아요. 손잡고 마주 바라보고. 위아래로 떠받쳐주고 올려다보는 관계가 아니라.



3. "그러다 시집 못가"


시집이란 말도, 시집을 간다는 표현도 불편해요. 결혼을 하면 하는 거지 내가 왜 '시집'에 '가'? 고학력여성의 결혼률이 낮아지는 건 굳이 필요없기 때문이에요. 기존의 결혼 제도는 여성에게 불리했기에, 여성이 경제적 독립을 얻은 후 굳이 사회적으로 불리한 결혼을 할 필요 없어진 거죠. 내 수준이 올라가서 불리한 시스템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건 좋은 일이라니까?

그리고 엄마, 나 '못' 가는 거 아니야. 나 좋다는 애들 많아. 안 가는 거라니까 좀 믿어. 



4. "너가 얌전하고 차분하지 못해 남자애들이 너를 안좋아하나보다. 행실 좀 얌전히 해라." 


엄마, 나는 기본적으로 밝고 에너지 넘치고 시끄럽고 일을 벌이는 사람이에요. 차분하고 현명한 언니랑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에요. 이런 나를 좋아해서 결혼해야지, 내가 꾸며낸 나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곧 진짜 나를 알게 되고, 그 결혼은 불행해질 수 밖에 없어요. 

진짜 나를 알고 이런 나의 매력을 바라봐주고, 나또한 멋지다고 감탄하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나이들어서, 결혼을 해야하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이 사람하고 오래 함께하고 싶어서 결혼할 거에요. 



라고 누누히 말해도 끊임없이 비슷한 잔소리가 쏟아진다.


논리적인 척 그만하고 "아씨 그렇게 자꾸 잔소리하면 나 아무나랑 결혼하고 후회해서 이혼하는 수가 있어. 자꾸 보채지좀마 좀!!!" 이라고 소리 버럭 질러버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moment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