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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9 06:23 MBA Life in Sloan

우리 엄마는 "사람 인생이 밥해먹고 치우는게 전부지" 라며 약간 자괴적으로 말하곤 했는데 나는 "밥해먹고 치우는게 전부인 단순한 인생" 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늘은 멀 먹을지 고민하고, 정성들여 밥을 차리고, 따뜻한 밥을 먹고, 담소를 나누고, 치우고, 자는 그런 인생이라니 따뜻하다.


보스턴에 눈보라 경고령이 내리고 수업이 모두 취소됐다. 어제는 뉴스페퍼민트에 글쓸 필요도 없겠다, 여유로운 마음에 친구들과 맥주를 땄다. 저녁 안 먹었어? 어제 오뎅 사왔는데 오뎅탕이나 끓일까- 라며 냉장고를 뒤적거린다. 시판 수프가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없잖아. 이런. 좀만 기다려. 간장에 멸치 파 넣고 육수를 낸다. 무가 없네, 그럼 대신 양파라도 넣고 푹푹. 활용할 만한게 없나 냉장고를 뒤지다 크다란 새우도 한마리 넣고, '안심해도 되는 어묵'을 잔뜩 넣었다. 뜨뜻한 겨울음식에 기분이 좋아진다. 친구들이 맛있다며 마지막 국물 한방울까지 싹싹 다 긁어 먹었다. 맥주 한병을 더 따고, 쓸데없는 소리를 하다가 잔다.


한주 동안 너무 바쁘고 피곤했나보다. 정신없이 잤다. 느지막히 일어나서 설거지를 한다. 아 근데 또 배고파. 엊그제 마시다 남은 와인 한병이 눈에 띈다. 아 저걸로 이따 밤에 뱅쇼 (따뜻한 와인) 나 끓여야지라고 생각하니 펑펑 쏟아지고 있는 눈보라가 예쁘게 보인다. 


아 그럼 지금은 머먹지, 냉장고에 남은 걸 다 꺼내서 커다란 보울에 샐러드를 만든다. 아작거리는 양상추랑 토마토, 계란 두개나 삶고, 아보카도 남은거 넣고, 생양파 얇게 썰고, 빵과자 넣고, 드레싱은 마요네즈와 겨자 들어간 살짝 느끼한 느낌으로 만들어 슥슥 섞었다. 아주 커다란 보울이었는데 다 먹었다. 아 설거지 많네...


저녁에는 부대찌게를 끓이고 싶은데 스팸도 소세지도 없다. 저 눈보라를 뚫고 장보러 나갈수도 없고 김치 우동이나 끓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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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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