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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5 00:31 MBA Life in Sloan

선거 일주일전, "Strongman's Daughter, 박근혜"라는 타임지 기사 에피소드는 내게 무척 인상깊었다. 연합뉴스에서 Strongman을 "강력한 지도자의 딸, 박근혜" 라고 번역해 내보냈고 광주항쟁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묘사로 첫문단을 시작했던 기사의 부정적인 논조는 전혀 전해지지 않았다.
곧 원문을 본 사람들 사이 논쟁이 되었고, 타임지는 몇시간후 온라인 기사의 제목을 "The dictator's Daughter, 박근혜"라고 수정하였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 라고 밖에 번역할 수 없게. 타임지원문기사 

 

Strongman이라는 단어는 일종의 정치용어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독재 정권을 가르킨다. Wikipedia에 따르면 http://en.wikipedia.org/wiki/Strongman_(politics), 이 단어로 묘사된 전세계 지도자들은 리비아의 카다피,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싱가폴의 리콴유, 북한 김정일, 중국의 덩샤오핑 정도.

그리고 이 해프닝과 함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당선이 되면 외국에 "쪽팔려서" 어떡하냐는 여론이 돌았다. 나는 그 시선이 굉장히 불만이었다.

외국에서 한국을 어떻게 보던, 그 시선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외신도 한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박정희의 딸인걸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 오히려 강점이라는 시선, 여성대통령이라는 의의를 중요하게 보는 시선 등이 다양하게 존재했고, 사실 그 깊이는 얕았다. 한국 대선기사는 정말 안실리는 구나, 세계 정치지형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구나 라고 절감했다. 외국저널의 한국 전담 기자는 기껏해야 수명이다. 이 국가 안에 살고 있는 우리가, 비판적 시각만 있다면 훨씬 정확하고 날카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는가가 두려워서, "쪽팔려서" 박근혜가 당선되면 안된다는 논리는 싫었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 많이 하는 한국인의 국민성이며,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없는 사대주의로 들렸다. "남한 북한 잘 구분도 못하고 뭣도 모르는 외국애들이 겉만보고 어떻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인가. 내 나라의 지도자에 대한 판단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한다.

 

 



Newspeppermint  에 필진으로 조인하면서, 외신을 번역해 전달하는 싸이트 특성상 외신 만세라고 사대주의처럼 외치게 될까 걱정이 되어서 스스로 경계하는 입장에서 정리겸 써본다. 외신에는 좋은글이 참 많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외신이 한국 저널리즘에 비해 가진 강점 몇가지.

1) 외부 압박이 없다
정부나 삼성에서 언론사를 '조종'한다는 음모론을 피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언론사의 수익 모델이 정부와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자체적으로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연합뉴스의 경우 정부의 직접적 예산지원을 받고 있으며 신문사는 대기업 광고비에 의존한다. 삼성이 GDP의 22%를 차지하고, 5대 기업이 77%를 차지하는 한국에서 (2011년 기준) 그들의 광고 수주 없이 어떻게 영업을 한다는 것인가. 이런 압박에서 자유로운 외신은 확실히 쓴소리를 잘 할 수 밖에 없다.
얼마전 워싱턴 포스트의 "한국은 삼성공화국" 이라는 기사는 삼성이 한국에 미친 영향을(장점과 단점모두) 잘 정리해놓았는데, 한국 기자들이 알면서도 쓰기 어려운 기사의 좋은 예다.
 
2) 초보자들을 위한 기사
위의 워싱턴포스트 기사의 경우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는 독자를 대상으로 차근차근 설명해놓았다. 외신이 아시아에 대해 글을 쓸때는 보도하는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을 전제로 한 기획기사가 많다. 한국 기사는 오히려 한국 정치인, 최근 이슈를 다 안다는 전제아래 뉴스(새로운소식) 전달하는 기사가 많은데 짧은 보도보다 외신의 기획성기사가 큰 그림을 잘 그려줄때도 많다.

 

3) 다양한 주제
시리아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도의 여성 인권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미국 재정절벽 문제로 어떻게 양당이 싸우고 있는지는 한국신문이 다루는 깊이가 얕을수 밖에 없다. 외신을 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한 문제를 접하게 된다.

 

4) 질높은 기사
미국 메이저 언론에서 기자가 기사 하나에 들이는 시간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 (미국외에는 잘 모름) 시장규모가 커서 NYT WSJ FT Economist는 메인 수익 모델을 구독료에 의존할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하루에 기사 서너개를 "발로 적어" "충격" 경악"해 내보내는 한국 언론과 달리 긴 5-6장짜리 레포트를 작성할 시간과 물질적 지원을 하는 NYT는 다를 수 밖에. 사실 그런면에서 나는 비교적 지원이 많은 조선일보가 다른 신문대비 좋은 기사가 많다고 생각한다. 정치색이 옅은 비지니스나 책, 문화, 주말 특집 등은 조선일보가 사실 제일 괜찮다.

ㅇ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나은, 나아야 하는 부분
1) 한국에 대한 분석, 통찰력
누누히 말하지만, 우리가 우리에 대해 제일 잘아는 거 아닌가. 외신의 한국 담당은 기껏해야 한두명이며, 한국에 살지도 않던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외국인이 담당일때도 있다. 취재의 폭이나 질이 다를 수 밖에. 기존 언론사가 마음에 안 든다면 대체 언론쯤 되는 블로그라도 대체해야한다. 박근혜에 대한 타임지 기사보다 좋은 글은 "당연히" 한국에 훨씬 많았다.






덧. 내가 "쪽팔린"것은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당선되었다는 것보다 Strongman을 사전적으로 번역한 연합뉴스의 후진성이다. 정치 담당기사라면 뉘앙스를 당연히 알아야할 것이며, 기사를 읽어봐도 논조는 굉장히 부정적이다. 연합뉴스의 담당자가 단순히 지식이 부족했는지, 정치적 압력을 받았는지 그 뒷이야기는 알수 없지만 국가의 지원을 받는(=내 세금 받아먹는) 공적인 신문에서 이정도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한다는 것은 한국미디어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좀더 편하게 말해볼까. 기자가 멍청하던가 국민을 쉽게 봤던가 아님 자기가 쓰고 싶은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던가. 어쨌든 쪽팔린 한국의 저널리즘 현실.

 

덧2. 이글의 주제는 보시다시피 그러니까 http://www.newspeppermint.com 홍보입니다. 엣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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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ment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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