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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3. 03:27 MBA Life in Sloan/IT

태풍이다 머다 정신없는 한주후에 가장 가고 싶던 회사에 와서 인터뷰를 봤다. 2번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인비테이션을 받고, 싸이트에 와서는 4명과 인터뷰를 보았는데 (그나마 5개였는데 하나 줄었음) 2개는 잘보고 2개는 못봤다. 계속 머리속을 맴돌아서 신경쓰이는데,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 망한 두개가 하필이면 또 founder 레벨 사람과의 인터뷰라서. 휴.

간절한 마음이다. 이제와서 바꿀수 있는게 없으니 그냥 어떻게 운이 대박 좋아서 잘 됐으면 좋겠다. 아 한동안의 운을 끌어다 썼으면 좋겠다. 안될거 같으면 이제 마음을 비워야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실리콘밸리와 동부는 정말 멀구나. 7-8시간 비행을 했더니 영혼이 빠져나간다. 보스턴-런던, 서울-런던 만큼의 거리이다. 말도 안돼. 게다가 인터뷰 보러 오는 길/ 하고 돌아가는 길은 정말 지친다. 다음주도 (다른 회사 때문에) 또 와야한다. 아 제발 잘되기를.




+ 재밌었던 질문 몇개만 적어볼까.

- 실리콘밸리에서 PM으로 살려면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하고 direct 한대화,  aggresive 한 컬쳐가 일반적이다. 너는 보통 사람을 어떻게 설득하니? 

머라머라 대답했더니 다시 추가 질문을 해서 그제서야 알아들었다. 내가 여태까지 푼 케이스의 내용은 좋았으나 좋은 의견도 강하게 말하지 않았던 거다. 나는 남을 설득하기보다 토론하듯이 항상 이야기를 한다. 음그래 그런가? 그렇다면 이런건 어때. That idea is totally wrong 같은 문장은 내입에서 왠만하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곳에서 일하는 PM의 대부분은 강하고 Direct 하게 말하는데 그렇다보니 잘나가는 사람은 이스라엘과 인도인이 많다. 한국인은 똑똑해도 대부분 엔지니어.

흠, 예전에 일하던 케이스를 얘기했다. 개발팀이 반대하게 되는 이유를 '이해'해서 표면에서 논의되지 못했던 뒤에 깔린 문제를 해결하고, 나혼자 설득하는게 아니라 다른 팀, 다른 관계자, 팀장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가 나오게 해 납득하게했던 '한국인적' 케이스. 세상에는 한가지 종류의 리더쉽만 있는게 아니야, 설득방식도 여러가지가 있고, 내 방식은 사람을 이해하고 설득하고 relationship을 만들어나가는거지. 이 인터뷰어는 분명히 납득되었다. (그날 가장 잘한 인터뷰) 그래, 니가 어떻게 'make things happen'하는 지 알겠다. 조용하지만 강한. 그 맥락을 알아들어줘서 기뻤다.

이 인터뷰어가 나에 대한 인상을 직접적으로 물어봤던 건 운이 좋았다. '다른' 내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보여줄 수 있으니. 그렇지만 모두가 그 concern을 바로 따지지는 않는다. 그냥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뽑겠지. 확실히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려면 의견이 뚜렷하고 뻔뻔하고 몰아붙여야한다. 수많은 '반대의견'은 다시 쏘아붙일 준비. 너말도 맞고 너말도 일리가 있다, 라고 말하는 황희정승같은 나는 의견없는 사람이 된다. 사실은 의견없는게 아니라, 천천히 다 고려하고 결론을 나중에 내리는 '미괄식' 사고방식일 뿐인데. 여긴 철저히 '두괄식' 사고방식 문화다.


- 모바일, 모바일, 모바일. 내가 가진 큰 강점은 모바일에 대해서 얘기할때는 정말 할말도 많고 명백한 개선 방식이 보인다는거다. 소비자의 행동패턴이나 디테일에서 놓치고 있는 것도 다 보인다. 그리고 모바일은 이제 모든 기업에 다 중요하다.


- 한국에서 왔네? 한국인은 정말 그렇게 열심히 어릴때부터 공부만 한다는데 안 괴로웠어?

이것도 먼소리인지 못알아듣고 과학고는 완전 재밌는 너드들 동네인데 그 엘리트교육은 나름 맞는 사람에게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빨리 만날 수 있어 편하고 좋았다. 라는 얘기를 하다가 아 tiger mom 같은 교육을 어떻게 받아들였냐는 질문인걸 나중에 알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안시켜도 혼자 바쁘게 구르는 스타일이라 별 상관없었는데-.-  

대학때는 시간 나면 알바하고, 교환학생 2번가고, 인턴쉽 방학마다 4개하고, 이중전공하고, 시간 조금 비면 여행가고, 모든 방학에 멀했는지 theme이 있었지, 회사다닐때도 퇴근하면 스페인어 공부하고, 그담엔 MBA준비했고, 나는 할일없으면 불안해 먼가 좋아하는 걸 늘 신나서 하고 있어라고 대답하면서 진짜 참 나는 나를 혹사시키는 '진짜' 한국인이란 걸 깨달았다.



 




posted by moment210